유물 발굴시 타지유출 막을 방법도 없어

도로 확장으로 옮겨진 사등면 청곡리 지석묘(사진 왼쪽). 덮개돌을 제외한 나머지는 복원된 것으로 실제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오른쪽 사진은 비교적 관리·보전이 잘 되고있는 둔덕면 학산리 지석묘.
도로 확장으로 옮겨진 사등면 청곡리 지석묘(사진 왼쪽). 덮개돌을 제외한 나머지는 복원된 것으로 실제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오른쪽 사진은 비교적 관리·보전이 잘 되고있는 둔덕면 학산리 지석묘.

문화재로 지정된 지석묘(고인돌)가 외형상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관광객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외면받고 있다. 거제 지석묘는 남방식으로 거대한 암석덩어리와 구분되지 않을 뿐더러 문화재 지정시 개발에도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거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거제전역에서 발견된 지석묘는 남방식으로 외형상 큰 암석덩어리와 크게 구분이 어렵고 푯말이 없으면 지석묘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라며 "역사적·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아 도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것도 있지만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어려워 찾는 관광객도 많지 않고 다른 문화재보다 관리가 소홀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사등면 청곡리에 위치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8호 청곡리 지석묘(靑谷里 支石墓)의 경우 통영에서 거제로 넘어오는 도로 옆에 위치해 있었는데 도로가 확장되면서 가까운 지역으로 이전되기도 했다.

문화재를 이전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훼손이 발생해 옮기는 일도 쉽지 않다. 또 정밀 발굴작업이 진행돼야하기 때문에 발굴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전 지역 주민들에게도 의도하지 않게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2차적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는 공보상에 명확한 표시가 나타나지만 문화재발굴을 마친 문화재 유존지역의 경우 공보상에 특별한 표기가 없어 건축이나 어떤 행위를 하려고 하면 그때서야 협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으로 조회가 가능하지만 건축행위가 이뤄지기 전 정밀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개발업자들 사이에서는 유물이 발견되면 신고하지 않고 묻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특히 지석묘의 경우 외형상 식별이 어렵고 발굴되는 유물들도 상품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고 훼손된 것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석묘뿐 아니라 발굴된 유물은 전부 정부에 귀속되는데 거제에는 아직까지 국공립박물관이 없기 때문에 김해·진주 등으로 유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략 1000여점의 유물이 거제에서 발견돼 타지에서 전시되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발굴 작업의 경우 발굴비용은 시가 부담해야하고 유물은 타지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거제시는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공립박물관 건립 지원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오는 2022년 10월께 거제시립박물관이 완공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