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무시하는 산은 절대 용납할 수 없어…산은회장 직접 내려와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관련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시민단체 및 노조 관계자들의 반발에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6일 오후1시 거제 애드미럴 호텔 2층 회의장에서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 기업금융부문 최대현 부행장 주재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및 대우조선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회의장을 점거하면서 간담회는 열리지 못했다.

같은 날 거제시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및 대우조선노조원들은 대우조선 서문에서 매각반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산업은행 기자간담회 소식에 장소를 애드미럴 호텔 1층 입구로 급하게 변경했다.

금속노조 대우지회 신상기 지회장은 "기자회견을 서문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갑작스럽게 변경했다"며 "아무런 말도 없이 매각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더니 간담회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예정된 같은 날에 기습적으로 밀실간담회를 열어 산업은행입장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 단체는 곧바로 간담회가 예정돼있는 2층 회의장으로 향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당사자가 거제시민이라면 산업은행장이 직접 내려와서 시민들을 만나야 하는 것"이라며 "부행장이 무슨 책임으로 내려왔냐. 간담회 자리는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산업은행 최대현 부행장은 '피할 이유가 없고 계약당사자들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해보자는 제안도 해봤지만 산업은행 회장이 내려올 것을 요구하는 이들 단체는 최 부행장을 밖으로 밀어냈다.

최 부행장은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본 계약 이후에 회장님을 모시고 함께 내려오겠다. 관계자들을 모두 만나 이야기를 하겠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오히려 노조관계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노조관계자들은 "계약이 체결되고 나서 내려오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설득시키러 오겠다는 말이냐, 빨리 돌아가라"고 소리쳤다. 또 "지난 2008년 매각방식과는 전혀 다른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이렇게 만들어진 매각시도는 거제시민들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와 노조의 반발로 결국 이날 간담회는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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