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시민토론회…지난 4일 공공청사 대회의실서 열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거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당사자인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신상기)을 비롯한 거제시민이 배제된 채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시민토론회가 거제에서 열렸다.

거제시·거제시의회·거제상공회의소·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 등 4곳이 공동주최한 ''대우조선해양 매각' 위기의 거제,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지난 4일 공공청사 6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매각 추진 과정 및 향후 추진 일정에 대한 정보 공유 △매각 배경 및 매각 시 순기능과 문제점에 대한 진단 △매각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쟁점 분석을 통해 직접 당사자를 포함한 거제시 차원의 공동대응 모색 △매각 추진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열었다고 밝혔다.

김용운 거제시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 발제는 하태준 대우조선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이 맡았다. 토론자는 송오성 경남도의원·전기풍 거제시의원·천정완 거제시 조선경제과장·김점수 거제상공회의소 부회장·조문석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장·김수복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장·이광재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김동성 금속노조 거통고조선하청지회장 등이 나섰다.

주최 측은 당초 참석키로 돼 있던 산업은행 구조조정팀 실무관계자는 막판에 불참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독자생존 위해 투쟁서 승리"

발제에 나선 하태준 대우조선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은 '산업은행, 현대중공업 중간 지주회사를 통한 매각 반대 및 매각 중단 대응 방향' 과 '노동조합 매각 기본방침 및 대응 방향'에 대해서 말했다.

하 실장은 "전 구성원의 고용안정 및 생존권 사수, 동종사 매각을 반대한다"고 강조하며 "대우조선의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은 지역 경제 붕괴를 의미, 대우조선이 향토기업으로 성장발전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의 매각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25만 거제시민이 힘을 모아 국민 여론을 환기시키고 그 결실을 맺기 위한 실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이 독자 생존할 수 있도록 투쟁에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기업화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기풍 의원은 '조선산업 재편과 대우조선해양의 올바른 매각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전 의원은 "정부의 금융지원에 의해 정상화를 되찾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 자본에 경영을 넘기는 것은 명백한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 구성원을 배제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매각은 밀실야합에 의한 것으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장기간에 걸쳐 국민기업화 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며 "국민경제 안정이라는 정책으로 대규모 정부재원을 투입해 회생된 국민기업이므로 매각 시에도 국민경제와 조선산업의 전략적 목표와 가치,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동반성장이 함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대우조선 대체할 성장동력 내놔라"

천정완 거제시 조선경제과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따른 대응 방안'에 대해 주장을 밝히며 "매각발표로 미래 거제시에 어떠한 변화가 올지 예측을 해봤지만 구체적 예측은 어렵다"며 "합병 이후 현대중공업은 거대기업으로 변모하고 국내 조선체계는 삼성이 상대적으로 왜소해져 정부가 원하는 균형을 유지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천 과장은 "냉철한 판단으로 정부에 대우조선해양을 대체할 성장동력의 씨앗을 내놓으라 해야 한다"며 "거제시민이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만큼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꼭 매각해야 하는 것이 과제라면 우리는 그에 대체되는 산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구해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 삶 위기에 봉착…전혀 모르고 있다"

김동성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하청지회장을 비롯해 조문석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장, 김수복 삼성중공업 사내협력사협의회장 등은 보다 강력한 어조로 현 상황을 비판했다.

특히 김 지회장은 "조선노동자도, 거제시민도 외면된 채 진행한 밀실협약,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며 "변 시장은 시민의 삶이, 생활이 위기에 봉착했는데 이에 대해 전혀 생각지 않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김점수 거제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광재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밀실야합'이며, 일장적 '특혜매각'이다'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토론자의 발표에 이어 참석한 시민들은 거제시가 매각 진행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관련해 분명히 밝히지 않은 점 등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를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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