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돋아나는 봄에
초록이 돋아나는 봄에
  • 석진국 칼럼위원
  • 승인 2019.0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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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 어떤 명의가 죽어가면서 남긴 말, 건강을 위해 자신보다 훨씬 뛰어난 명의가 세 분 있으니… 바로 음식·수면·운동이다.

음식은 위(밥통의)의 75%만 채워라. 과식은 금물. 일본의 어떤 철학자는 '음식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도인'이라고 했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잘 다스리기란 참으로 어렵다. 수많은 다이어트 요법이 유행하지만 가장 기본은 음식량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다. 그 외에 어떤 비법이 있겠는가? 식욕의 노예가 될 것인가, 주인이 될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수면(잠)은 밤 11시 이전에 자고 아침에 해뜨기 전에 일어나라. 인간은 수백만 년의 진화를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니 그렇게 오랫동안 해오던 대로 하면 생명의 리듬에 무리가 없으리라.

특히 밤 12시 이전에 잠의 정화 효과가 최고가 된다고 하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밝아오는 여명과 아침 해를 맞이해보라. 모든 생명이 함께 일어나 춤을 추는 듯하다. 

운동으로는 걷기만 꾸준히 해도 웬만한 병은 다 낫는다.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바로 직립보행이다. 수백만 년 해오던 대로 열심히 꾸준히 걸어보자.

특히 이 봄 기운 완연한 들녘을 걸어보라. 온갖 생명이 움트는 소리가 들린다. 새들이 지저귀고 쑥·냉이와 이름 모를 온갖 풀이 자라난다. 열심히 꾸준히 걷다보면 반가운 사람을 만나게 되니, 환하게 같이 웃어보자.

위 명의 세 분에다 필수적으로 더해야 할 비타민이 있으니 바로 '웃음'과 '사랑'이다. 이것은 바로 집착하지 아니하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온 지구에 같이 살고 있는 동지들과 교감하는 것이리라. 살아있어서 즐겁고 숨을 쉬니 행복하네.

이러한 명의의 충고를 절실하게 받아들이면서 나는 여기에 '자연과 더불어'라고 덧붙이고 싶다.

고대 인도의 바라문교에서는 인생을 네 가지 단계로 구분했다. 스승 밑에서 학습하는 청년시절의 범행기(梵行期)와 가정에서 생활하며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가주기(家住期), 가정과 재산을 물려주고 숲 속에 들어가 은거하는 임서기(林捿期), 숲 속의 거처까지 버리고 완전히 무소유로 걸식하고 편력하는 생활에 들어가는 유행기(遊行期)다.

이는 고대 인도의 전통이었지만 요즈음의 인도 사람들이 은퇴 후 가장 바라는 삶도 이와 비슷해, 아쉬람(수행자들이 사는 초막)에서 수행을 하며 생을 마감하는 것이라고 한다.

임서기는 남자가 가정을 떠나 숲 속에서 혼자 사는 시기인데, 동네 뒷산의 원두막 같은 데서 혼자 살면서 자기를 되돌아보며 수행을 하는 의미도 있지만 생식과 사냥의 임무가 끝난 늙은 남자는 가정에 짐이 된다는 현실적 의미도 있다.

TV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도 임서기를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에서 사람들과 공해에 시달리다가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산과 숲이 포근히 감싸준다. 50억을 주어도 도시에서 살지 않겠다던 한 사람의 고백은 이 위대한 자연의 가치를 웅변한다.

아직도 차가운 저녁바람을 맞으며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고라니는 무엇에 놀라서 저리 높은 소프라노로 울까. 저 깊은 숲 속 멀리서 부엉이는 자꾸 부른다. 숲으로, 숲으로 좀 더 가까이 오라고….

인간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임서기는 결국 그러한 연습을 하는 시기이다. 흙과 더불어 숲 속에서 살다보니 흙으로 돌아가도 그리 아쉽지 않겠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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