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가 새로 부임해 올 때마다 부인이 사라지곤 했다. 최 군수가 군산으로 부임해 오게 됐는데, 그 사연을 듣고 미리 부인의 몸에 명주실을 꽂아 뒀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군수의 부인이 사라졌다. 이는 금돼지의 짓이었다. 최 군수는 명주실을 따라 부인이 잡혀있는 곳으로 가서 부인을 찾아왔다. 얼마가지 않아 최 군수의 부인이 아들을 낳았는데 금돼지의 자식으로 여겨 아이를 산에 버렸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아이가 죽지 않고 살아 있자, 그 까닭이 궁금해 지켜봤더니 날짐승들이 와서 아이를 보호해주는 것이었다. 이렇게 자란 아이가 바로 신라시대의 대학자이며 문장가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시다.

석기시대 조개더미(貝塚)에서 돼지의 조상 격인 멧돼지뼈와 이빨이 다수 출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가축으로 길들여지기 이전에 야생 멧돼지가 한반도 전역에 자생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돼지가 가축으로 사육되기 시작한 것은 약 2000년 전쯤으로 짐작하고 있다.

예로부터 돼지는 재물(富)과 행운(福)의 상징이었다. 한국인이 갖는 동물 꿈 가운데서 돼지는 용과 더불어 최상의 길조(吉兆)이며 길몽의 쌍벽을 이룬다. 꿈풀이 해석에서도 돼지는 재물·횡재·소식·벼슬·복권당첨·명예를 상징한다. 요즘의 돼지꿈은 로또로 통한다. 우리나라는 돼지띠를 중국에서는 용띠를 선호한다.

살아 있는 우리나라 사람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이 태어난 해는 1971년 돼지띠해(신해년)다. 통계청 주민등록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으로 올해 48세가 된 1971년생 돼지띠가 94만명으로 단일년도 출생자로는 가장 많다. 우리나라 인구와 경제가 쑥쑥 늘어나던 시대에 태어난 58년 개띠가 퍽 많을 것 같지만 77만 명으로 통념과는 달리 20위권 밖으로 밀려난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출생아 수가 40만 명 선 아래로 떨어졌는데 '붉은 돼지해'인 2007년에 약50만 명에 육박하는 아이가 태어나 2002년 이후로 최고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황금돼지띠니 출산율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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