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기자
이상화 기자

지난해 8월 민선7기 변광용호의 출범과 동시에 거제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감행했다. 새로운 시장이 선출됨에 따라 공약이행 등 행정추진의 동력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위해 필요한 조직개편이었다고 거제시는 자평했다.

조직개편으로 시민고충처리담당관이 폐지되고 시정혁신담당관이 신설됐다. 시민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부서에서 거제시의 행정업무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겠다는 변 시장의 의지가 부서명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혁신이라는 단어만큼 어려운 말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담겨진 뜻을 실행에 옮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신설 부서에 거는 기대가 크고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번 경상남도민체육대회 추진기획팀에서 시정혁신담당에게 부여된 임무는 다소 의아하다. 개·폐회식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참여인원이 저조할 경우를 대비해 18개 면·동의 인원을 동원하는 업무가 배정됐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느 동에 몇 명 이상이라는 단서조항까지 달았다.

효율적 대회 준비를 위해 업무를 분산 배정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혁신적인 창의성을 발휘해야 할 시정혁신담당 부서가 구태적인 인원동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방향이 한참 빗나간 느낌이다.

목표치를 두고 인원을 동원하는 일은 강제성이 부여돼 자칫 선의의 참여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업무의 경중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거제에서 치러지는 중요한 행사인 만큼 모두가 합심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다만, 조직개편 당시 자평했던 것처럼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위해 부서본연의 특성을 고려한 업무배정이 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여주기식 인원동원보다 스스로 동참하는 분위기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경상남도에 거주하고 있는 350만여명의 이목이 거제에 집중되는 대회인 만큼 성공적 개최를 위한 창의적인 발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참가자뿐만 아니라 TV를 통해 관전하는 모든 이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대회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 '혁신'이라는 단어와 더 어울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대회까지 앞으로 약 2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대회기간 중 1일 평균 1만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구색을 갖추는 일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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