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정으로 승진한 거제경찰서 최창월 형사1팀장

"지역주민이 없는 경찰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떤 자리에 있던 늘 주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경정으로 승진한 거제경찰서 최창월 형사1팀장(59)은 경찰의 존재가치를 지역주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어떤 자리에 있던, 어떤 직책으로 어떤 업무를 받더라도 주민들 입장을 되돌아보며 일해 왔다고 했다.

특히 고향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그는 업무특성상 주민들과 얼굴을 붉혀야 할 때도 있고, 고향 형·동생들을 처벌해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고충도 털어놨다. 그러나 항상 법과 질서를 바탕으로 주민들 편에 서서 일하겠다는 마음을 다져왔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서운한 점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이것이 고향 경찰관의 고충이고 숙명이며 장·단점이라고.

남부면 다대마을이 고향인 최 경정은 지난 1995년 경찰에 입문, 신현파출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5년간 거제경찰서에서 근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근 김해경찰서와 남해·고성경찰서 등에서도 일정기간 근무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거제에서, 특히 형사·수사팀에서 줄곧 일해 온 형사통이다.

가슴 아픈 일 보람된 일 등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주마등처럼 스쳐가지만 고성경찰서 재직시 발생했던 미취학아동 암매장 사건이 가장 기억에 뚜렷하다고 회상했다. 자신의 친 딸을 폭행해 사망케 하고 경기도 광주시 한 야산에 사체를 유기한 암매장 사건이다. 2016년 당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경기도를 오가며 수사하고, 유기한 사체를 찾기 위해 야산 하나를 거의 통째로 파헤치다시피 한 기억은 가장 힘들고 가슴 아픈 기억이었다고 술회했다.

또 일운면에서 발생한 보험설계사 납치 유기사건, 하청 실전 다방종업원 유기사건 등 일일이 떠올리기조차 싫은 사건사고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찰관으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데 만전을 기했다고 했다. 거제의 경우 조선호황으로 유동인구가 많을 때는 주취폭력과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했지만 조선불황을 겪으면서 주취폭력과 강력범죄는 줄어드는 반면 경제나 사이버범죄 등 지능범죄가 증가추세라며 세태변화에 따른 대응방안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심 좋은 동네아저씨 마냥 넉넉한 인상의 최 경정은 인상만큼이나 생활신조 또한 넉넉하고 인간미가 넘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신념으로 매사에 성실하고 동료들과도 우의와 화목을 강조한다.

이번에 경정으로 승진한 것도 모두 가족들과 동료들의 공으로 돌리는 그는 "집안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뒷바라지 해주고 따라준 아내와 자식들이 있었기에 직장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승진까지 하게 됐다"면서 "내조해 준 가족은 물론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료들이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주민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불행하거나 힘든 사람을 위로하며 도와주는 위무활동에 최선을 다하는 경찰이 되겠다"며 얼마 남지 않은 경찰인생의 다짐을 밝혔다.

왜 경찰이 됐냐는 기자의 뜬금없는 질문에 최 경정은 "그냥 한 번 해볼까하는 마음에 시작했는데 성실히 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고 이제는 인생의 전부가 된 느낌"이라면서 "예전에는 보수도 적고 인력도 부족해 힘든 일이 많았지만 이젠 거제경찰서도 1급지로 승격되면서 인력도 2배 가량 늘었고 복지수준도 크게 향상돼 경찰관이 직업선호도 조사에서 최상위권에 포함될 정도"라며 경찰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어 "어떠한 사건사고든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고 또 이를 적법하게 처벌해야 하는 경찰 업무의 특성상 '정말 괜찮은 경찰'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없는게 사실이다"면서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철저히 시민의 관점에서 법과 상식에 따라 행동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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