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참기름을 파는 가게 앞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정말 순 진짜 참기름만 팝니다' 가짜가 아니라는 말을 표현하는 형용사 '정말·순·진짜'라는 말이 셋이나 붙어 있다. 식당은 또 어떤가? '원조(元祖)'라는 말은 '첫 대(代)의 조상'을 나타내는 말로 어떤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 즉 창시자를 일컫는다. 그런데 음식 골목에 들어가면 집집마다 원조라서 도대체 진짜 원조가 어느 집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오죽하면 '원조의 원조'라는 간판까지 버젓이 달고 있을까?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달걀이 판매됐다. 이 달걀을 삶으면 고무공처럼 변해 바닥에 던지면 통통 튀어 오르는 황당한 일이 생긴다. 짝퉁도 이만하면 수준급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미디언 채플린이 길을 가는데 '채플린 따라 하기' 대회를 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채플린은 호기심에 그 대회에 출전해 자신이 진짜 채플린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정말 똑같다"며 박수를 칠뿐 믿어주지 않았고, 진짜 채플린이 '채플린 따라하기' 대회에서 2등을 한 일은 두고두고 가짜에 대한 예화로 쓰이고 있다.

건달 존 스미스가 보스턴에서 워싱턴 가는 기차를 무임승차 했다가 검표원에게 발각됐다. 그때 스미스는 "나는 뉴욕타임즈의 기자요" 하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마침 그 열차에는 뉴욕타임즈의 편집국장이 타고 있었다. 검표원이 "아, 그래요. 그러면 이리 와 보시오" 하고 그 사람을 편집국장에게 데리고 갔다. 이 사람 기자가 맞느냐는 검표원의 말에 국장은 "어, 자네가 웬일인가? 출장 가는 길인가?" 하고 반갑게 말했다. 검표원이 가고 난 다음 스미스가 물었다. "선생님, 어째서 저에게 이런 호의를" 그때 국장이라는 사람이 빙그레 웃으며 "가짜는 가짜를 쉽게 알아보는 법이지."

2018년도 시청자가 뽑은 최악의 가짜뉴스 1위는 '대북 쌀 지원으로 쌀값 폭등'이었고, 2위는 '정상회담 때 태극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가짜 없는 세상이야 기대할 수 없지만 가짜가 판치는 세상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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