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관광특구 진흥 계획 및 지정 연구용역 중간 보고회 열려
"현장실사 없는 용역보고는 보고 위한 전시성 보고" 지적 한 목소리

'천만 관광시대'로 도약하기 위해 '관광특구'에 도전하고 있는 거제시가 '말뿐인 특구'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 관광진흥과는 지난 27일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거제관광특구 진흥계획 및 지정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에는 변광용 시장을 비롯해 거제시의회 의원, 천만관광거제위원회·관련 부서과장 등이 참석했다.

용역사의 보고로 시작해 1시간 여 진행된 이날 보고회는 용역사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용역이 현재까지 진행 중인 중간보고회지만 거제의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특구 지정'에 대한 추진력과 확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대대수였다.

용역을 맡은 (재)지역경제분석연구원에 따르면 거제지역 관광특구 지역은 국도 14호선을 중심으로 한 3개 지구로 지정할 예정이다. 당초 시는 문화·스포츠, 중심 관광, 해양휴양, 자연경관 등 모두 4개 지구로 나눠서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화·스포츠 지구였던 사등·둔덕·거제면이 제외됐고 장목면과 해금강 일부 지역도 특구 지역에서 제외됐다.

국도 14호선 중심으로 지구가 지정되다 보니 거제 대표 관광지가 즐비한 동·남부면의 특구 편입면적이 적었고, 고현·옥포·장평동 등 동 지역이 특구지역에 더 넓게 분포돼 있었다. 이에 대해 용역사는 비관광활동 토지 10% 이하 여건에 맞춰야 하고 숙박시설이 부족해 관광객 유치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제가 관광특구 지정을 위해선 현재 거제에 부족한 부분인 외국인 관광객 수와 토지의 일체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용역사의 보고에 참석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보고내용이 숙박시설과 비관광활동 토지 10% 이하 조건 맞추기에만 급급했고, 거제 관광현안에 따른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관광특구 지정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외국인 관광객 수가 부족하다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보고서는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종내 관광진흥과장은 "관광특구 지정 용역과는 별도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 수치를 분석할 예정"이라면서 "제외된 지역은 특구지역의 여건과는 맞지 않아 제외됐지만 남부면 해금강 등 일부 지역은 재검토해 지정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거제 특색은 살리지 못하고 특구 여건인 구색만 맞추면 타 지자체의 실패사례를 답습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 관광특구 31곳 가운데 경남에는 통영 미륵도와 창녕 부곡이 관광특구로 지정받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허술한 관리 탓에 실제 관광객 유치 효과는 미비하다. 통영 미륵도의 경우 한 해 1만 명을 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천만관광거제위원회 관계자는 "정확한 거제관광 분석과 차별화된 발전전략, 관광 상품 개발이 뒤따르지 않으면 특구를 지정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련 서비스와 안내, 홍보활동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장소를 시장·도지사가 지정하는 지역이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정부 공모사업을 통한 국비지원과 함께 관광진흥 개발기금도 우선 융자·보조 받을 수 있고 옥외광고물이나 휴게음식점 옥외영업 허용 등 규제도 완화된다.

관건은 지정 요건 충족 여부다. 관광특구로 지정받으려면 일단 충분한 공공 편익시설과 함께 관광·전통·가족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등 1종류 이상, 민속촌·식물원·박물관·미술관 등 1종류 이상을 갖추고 비 관광활동 토지 비율도 10% 이하로 낮춰야 한다. 여기에 최근 1년 내 외국인 관광객 10만 명 이상 유치 증빙 자료를 제시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