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래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 농산물마케팅담당 주무관

최근 지역 행사장마다 눈에 띄는 술이 있다. 지역 농업인들이 재배한 친환경 쌀로 만든 고두밥과 우리 밀을 이용한 누룩을 빚어 3개월 동안의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든 술. 술맛의 끝이 달고 향도 좋아 술을 즐겨하지 않는 이들도 마시기에 안성맞춤인 술.

친환경 쌀과 우리 밀을 이용해 개발된 거제지역 특산주인 행운청주다.

변광용 시장이 행운청주 시음회장에서 "이건 거제 대표 술로서 소개돼야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던 행운청주는 최근 변 시장이 대내·외적으로 거제를 알릴 수 있는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수십 병씩 챙겨가며 거제 홍보를 비롯해 애정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더 유명해졌다.

이 행운청주를 세상에 내보인 공무원이 있다. 정은래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 주무관. 그도 처음에는 행운청주에 기대한 바가 전혀 없었다.

"지난해 7월 근무지가 농업기술센터로 옮겨지면서 담당하는 일 중 하나가 '전통주 육성 지원 및 찾아오는 양조장'이었다"며 "지역 특색에 맞는 전통주는 있어야지, 무심코 생각하고 한 잔을 마셨는데 그 첫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첫 맛의 강렬한 기억으로 거제를 대표하는 술로 키워나가야겠다고 생각한 정 주무관은 '맛 유지'를 위한 체제 구축과 대량 생산해낼 수 있는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술의 성공에 핵심인 '맛 유지'를 위해 먹어본 잔 수만 수백 잔에 이른다.

정 주무관은 "숙성을 어떻게 하느냐,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맛이 확연히 차이가 났다"며 지난 추석을 떠올렸다. 성포양조장에서 청주 제조 소식을 알음으로 알던 이들의 요구에 당초 숙성일인 100일보다 이르게 생산한 것이다. 그때의 맛은 큰 교훈이 됐다.

그는 "고객에게 변함없는 맛을 전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훈이 된 일이었다"며 "대량 생산을 위한 욕심을 내기보다, 맛 유지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에 원태연 성포양조장 사장과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다음 해부터 이마트와 쿠팡·농협 등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행운청주'에 정 주무관은 꿈이 있다. 정 주무관은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주세법은 우리 고유의 '전통주' 자리를 '정종'이 대신하게 했다. 다시 전통주가 그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바람이 행운청주를 대통령 건배주로 자리매김 하는 게 목표"라고 다짐을 선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농업기술센터 공무원다운 다음 포부도 내보였다. "왜 통영 꿀빵은 유명한데 거제는 없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동안 농업에 대한 투자가 전무했기 때문이다"면서 "특산물은 제2의 관광요소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이를 홍보하는데 보다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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