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올림픽 때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몇 안 되는 종목 가운데 하나가 마라톤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어지지 아니할 올림픽의 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 경기일정의 제일 마지막 날 남자마라톤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시상식도 세계의 시선이 집중하는 폐회식 때 한다. 다른 경기는 IOC위원이 메달을 걸어주지만 마라톤은 IOC위원장이 직접 메달리스트들에게 메달을 걸어준다.

마라톤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북동쪽 약 30㎞ 떨어져 위치한 지역 이름이다. 이곳에서 기원전 490년에 페르시아군과 아테네군 사이에 전투가 있었다. 이 전투에서 아테네가 승리하자 이 소식을 아테네까지 뛰어가 전한 전령 페이디피데스를 기리는 뜻에서 1896년부터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어 지금에 이른다. 이 전투에서 패전한 페르시아의 후예국인 이란은 지금까지도 마라톤 경기에는 단 한명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나라 도시인 테헤란에서 열린 1974년 아시안 게임에서는 마라톤 종목 자체를 없애버렸다.

스포츠는 놀이다. 놀이기 때문에 승부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기는 일이 최상의 목표가 아니라 건전한 경쟁을 통해 인간성과 사회성을 길러 나가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이다. 따라서 스포츠에서 가장 경계해야하는 일은 반칙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반칙은 허용되지 않는다.

마라톤은 올림픽 종목의 다른 경기에 비해 경기규칙이 비교적 간단하다. 정해진 코스를 선수 자신의 힘으로 그냥 달리면 된다. 그런데 11월25일 중국 선전시에서 열린 하프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 가운데 무려 258명의 부정행위가 교통단속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들통이 났다. 이들은 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반환점까지 달리지 않고 반환점 약 1㎞ 앞에서 도로 사이에 있는 덤불을 통과 지름길로 달린 것이다. 다른 부정행위도 있었다. 참가자 3명은 대타 참가자였고, 18명은 가짜 번호표를 달고 뛰었다. 지금 세계는 마라톤 열풍이다. 그러나 진심으로 달리기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마라토너의 자격이 있다. 2019년은 반칙 없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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