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거제 조선산업,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⑦]조선산업 전문가 인터뷰
조선·해양산업 발전방향 제시 위한 심포지엄 열려
대우조선해양·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각계 전문가 주제발표
전문가들 "4차 산업혁명과 발맞춰 정보통신기술 도입된 스마트 선박 개발 필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해양산업에 대해 과거와 현재를 둘러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거제시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강연자가 하나의 주제를 갖고 강연을 한 후, 청중이 질문을 하고 많은 사람들과 관심을 공유하며 결론을 이끌어 내는 집단토론방식이다.

시 조선경제과는 지난 1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조선업 관계자 및 관련 공무원·일반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제 조선해양산업 발전방향 제시를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박명균 부시장은 "오늘 심포지엄이 조선 산업의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마중물과도 같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관련기업·연구기관·학계와 행정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쓴 소리도 많이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용섭 거제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심포지엄은 △대우조선해양㈜ 배재류 이사 △성내협동화단지 ㈜신성 이성신 대표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 김형우 센터장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서용석 조선해양PD △경상남도 산업혁신과 조현준 과장 등이 전문가 집단으로 참석해 주제발표를 이어갔다.

국제적인 관점서 한국 조선산업은 청신호

배재류 대우조선해양(주) 이사는 '조선해양산업의 현황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조선 산업의 위기와 극복 △해양플랜트 건조 산업의 난관과 시장동향 △해양플랜트 건조 산업의 생존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배 이사는 "빅3의 적자가 10조원에 육박하는 이유는 해양 프로젝트에서 기인한 손실과 해양엔지니어링 능력 미흡·국산 기자재 사용률 저조·국내해양플랜트 생태계취약 등 때문"이라며 "중·소형 조선사도 장기화된 일반 상선 발주 침체로 수주량이 고갈됐고 독자적인 해양플랜트 수주 난제 등으로 인해 파산신청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LNG선에 특화된 일부 업체를 제외한 국내 기자재업체는 이·삼중의 고충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국내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제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배 이사는 "무역 갈등 확산 우려로 단기적인 위험도는 있지만 국제통화기구인 IMF는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최근 신흥국가의 성장세가 도드라지는데 신흥국가의 등장은 조선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브라질·인도·러시아를 비롯한 성장세가 1970년대의 한국, 1990년대의 중국처럼 조선산업의 호황기를 찾아올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또 "국내 LNG선은 경쟁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수주가격도 높게 책정돼 있어 조선산업이 살아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해양산업을 위해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발주사와 제작사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여러가지 연계사업을 이어져나간다면 2020년부터 다시 호황기가 올 것이고, 이를 위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력수급문제 해결, 단가 현실화부터 시작

조선업계 협력사 대표로 발표한 이성신 ㈜신성 대표는 협력사의 중요성과 독자 생존을 위한 대책, 지원 방안을 중점으로 말했다.

이 대표는 조선산업이 호황기였던 2008년과 현재를 비교하며 "거제지역 양대 조선사의 사내·외 협력사의 비율이 현재 64%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 수치는 협력사 직원이 직영 직원보다 생산직에 더 많이 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청사의 수주저감에 따른 물량감소는 협력사의 존폐를 위협한다며 독자생존체계가 전무한 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협력사 별 자체 연구개발을 통한 설계와 기술개발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독자생존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력사의 위기를 갖는 이유로 단가비현실에 따른 인력수급문제를 꼽았다. 그는 "원청에서 좋은 조건의 계약이 있어도 인력이 부족해 작업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은 한정돼 있는 실정에서 타지나 해외에서 전문 인력을 수급하려면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이런 이유로 인력수급에 실패해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단가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력 부재로 작업이 멈추는 일이 결국 발생하고 말 것"이라며 "인력수급문제 해결은 단가 현실화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LNG 벙커링, 미래 위해 체계적 전략 필요

김형우 해양플랜트산업지원센터장은 미래를 위한 대책으로 LNG 벙커링 클러스터 사업에 주목했다.

LNG 벙커링 클러스터는 LNG 연료추진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벙커링 산업 관련 연구·생산·사업을 위한 인프라와 기능이 상호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조성된 산업생태계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가 LNG 허브항 추진을 위해 벙커링 설비를 확충에 있다.

김 센터장은 "2018년 현재 운항 중인 LNG 추진선박이 120척이고 발주된 선박이 126척으로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2024년 한국의 LNG벙커링 시장이 5.6억불이 전망되는 만큼 LNG벙커링 시장의 선점을 위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국가별 환경정책을 강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IMO 환경규제 대응이 가능한 정책 및 기술개발을 강화하고 국내 LNG벙커링 서비스 경쟁력 향상을 위한 조기 산업기반을 조성이 필요하다"며 "해운·조선산업의 상생발전을 지원하는 LNG벙커링 산업역량 강화 방안을 수립하고 LNG벙커링 및 연관 산업의 육성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통신기술 도입된 스마트 선박 개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도달해온 현 시점에서 정보통신기술을 우선적으로 선점해야 조선해양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센터장의 환경구제 대응과 관련해서 설명도 덧붙여졌다.

서용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조선해양공학 박사는 "최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에너지 혁명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액체에서 기체로 에너지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들이 빅 데이터라는 산업으로 엄청난 변화의 획이 되고 있다. 제조분야에서도 상당부분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서 박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기술이 주를 이루는 4차산업을 어떻게 조선해양 분야에 접목시키느냐가 조선업계의 가장 큰 고민일 것"이라며 "스마트 선박·친환경 선박 등이 가장 핵심적인 사업인데 정보통신기술을 우선적으로 선점하는 게 과제다. 스마트선박에서 정보통신기술은 가장 핵심이기 때문에 선점하지 못할 경우 많은 어려움을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형조선사는 정보통신기술 축을 어느 정도 마련하고 있지만 중소업체에 대해 우려했다.

서 박사는 "환경 관련에선 이미 규제가 시작됐다"며 "온실가스·질소·황·미세먼지 등 줄줄이 규제가 들어오는데 대응해 적극적인 기술개발로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과 환경규제와의 싸움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 "도 차원서 지원 강화하겠다"

조현준 경상남도 산업현신과장은 조선 산업 활력을 위한 도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세계조선시장의 영향에 따라 휘청이는 도내 조선산업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과장은 "국내 조선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고용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친환경 선박·기자재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2019년 하반기 도내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일감부족 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도 차원에서 수주지원·산업경쟁력강화·고용안전·금융세제지원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관계 부서와 마련하고 있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지원 404억원, 구조고도화 325억원, 연구개발지원 80억원, 고용지원 423억원을 투입하는 등 조선업체에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하는 금융·세제 지원에는 상위기관과 논의하며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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