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혜량 시인 ‘제1회 월요문학 작품상’ 수상
고혜량 시인 ‘제1회 월요문학 작품상’ 수상
  • 거제신문
  • 승인 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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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길을 잃다’ 당선작으로 선정
깊은 의미와 울림이 있는 수준 높은 시

둔덕면 출신 고혜량(본명 고순덕) 시인이 인터넷신문 거제타임라인이 제정하고, 신현농협이 후원한 ‘제1회 월요문학 작품상’ 수상자로 선정돼 지난 17일 연초면 소오비 ‘햇빛속으로’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 수상상금으로 문예창작지원금 200만원도 주어졌다.

‘월요문학 작품상’은 이번이 제1회로 인터넷신문 거제타임라인에 매주 월요일 ‘월요일 아침을 여는 시’를 통해 소개된 시(詩)작품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발표된 시 61편 중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예선을 통과한 10편을 종합문예잡지 ‘문장21’ 추천심사위원회에 의뢰해 심사한 결과 최종 수상자로 고혜량 시인의 ‘달, 길을 잃다’가 당선됐다.

고혜량 시인은 창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문학청춘’ 수필 당선, ‘문장21’ 시(詩)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수필가와 시인으로 왕성한 문단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2016년 ‘고운 최치원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8년 ‘전국 청마시 낭송대회’에서 대상(大賞)을 거머쥐면서 낭송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거제수필문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문학동인 ‘한올지기’부회장, 거제문인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이번에 수상한 작품 ‘달, 길을 잃다’의 시평을 쓴 눌산 윤일광 선생은 “대개의 시들은 시적화자가 1인칭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정서를 표현하고 있지만, 이 시는 한 발짝 떨어진 관찰자적 입장에 있다. 그러기 때문에 사내의 슬픔이 무엇인지, 등은 왜 그렇게도 굽어 있는지, 눈물겹도록 푸른 달빛에 대한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독자들에게 이 시에 참여할 공간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종 심사를 한 일주 최철훈 시인은 “깊은 의미와 울림이 있는 수준 높은 시다. ‘달’과 ‘사내’의 두 시적인물을 내세워 시인의 정서와 감정을 이입시키고 있다. 언어부림이 뛰어나고, 이미지 또한 선명한 인상으로 독자에게 다가선다”고 심사소감을 밝혔다.


달, 길을 잃다

                   고혜량

달이 길을 잃었다

어둠이었다
밤을 갉아 먹고 있는 어둠이었다
어둠 속에서 길을 걷고 있는 사내의 등 뒤로
달은 슬픔을 뿌리며 따르고 있다
무거운 걸음, 사내와 달은
폐부로부터 끌어올린 한숨, 달과 사내는
얼어붙은 땅
삼동(三冬)의 달빛이 섧다
하늘 한 번 쳐다보지 않는 사내에게는
새벽의 기다림이 무엇이며
또 기다려야할 까닭도 없다
지금 이 시간 흐느적거리며
걷는 사내의 등 뒤로
말없이 쫓아가는 시린 달빛이
사내의 휘어진 등보다 더 굽어 있다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사내의 등은 더 휘어지고
사내의 등 뒤를 따르는 달빛도 따라 휘어지고
이 밤 언제쯤 사내여! 달빛 있음을 알랴
달의 숨비소리만 어둠을 갈라놓는다
돌아보지 않는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닐진대
그대 등 뒤의 달빛만 눈물겹도록 푸르다

그리고
달은 길을 잃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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