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국내 초초 공개 110여점 등 실물자료 전시

#군인·여성·아이·피난민 구분없이 붙잡히면 전쟁포로

전쟁 포로 대부분은 정규 군인들이었다. 북한군·중국군과 한국에서 징집된 '의용군'도 있었다. 또 빨치산들은 국제법상 전투원이 아니었음에도 붙잡히면 포로로 분류돼 수용소로 보내졌고, 유엔군이 의심스럽다고 판단돼 붙잡혀도 포로가 될 수 있었다. 심지어 여성·아이·피난민들도 예외없이 검문의 대상이 되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수용소에 들어가야 했다. 어떤 이유에서 그곳에 들어갔던 간에 포로수용소 안에 갇힌 모든 사람들은 전쟁포로로 취급됐다.

#수용소는 하나의 '작은 국가'

포로수용소 내에는 북한·중국군과 남한 측 민간인 억류자 등이 수용돼 있어 매우 다양한 이념들이 대결하고 있었다. 이들은 송환과 비송환이라는 이분법적인 선택지를 강요받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이념적 지향을 지닌 포로들 사이의 극심한 폭력·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1950년 8월부터 1952년 12월까지 약 1만여명의 포로들이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이들 대부분은 포로수용소 내 폭력과 갈등에 의한 희생자들이었다.

#재교육과 세뇌교육

포로수용소는 냉전시대의 이념갈등의 축소판 그 자체였다. 1951년 6월부터 모든 포로들은 반공 교육수업에 참여해야 했으며, 미군들은 이를 '배신자 프로그램'이라고 불렀다. 본국으로 송환될 포로들을 미국식 자유주의 질서의 전파자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은 수용소 내 공산주의 포로들의 조직적이고 강력한 저항을 불러일으켰으며 포로들 사이의 폭력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결국 재교육프로그램은 1952년 5월 포로들의 저항으로 중단됐다. 공산주의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던 피난민들과 여성·아이들까지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이 발생했다.

거제시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공동 주최한 정전65주년기념 '전쟁 포로, 평화를 말하다'가 지난 5일부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는 새해 1월17일까지다.

이번 전시는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거제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다시는 불행한 일들을 반복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 희귀자료를 비롯해 당시 포로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각종 자료들로  특히 최근 NARA(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등 해외에서 신규 발굴돼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아카이브자료(사진+영상+문서 등) 110여점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총 5개의 구역으로 분류돼 △포로의 구성 △수용소 설치 △포로 생활 △포로들의 갈등 △그리고 송환(送還)·미송환(未送還)·중립국(제3국) 등 포로의 최후 선택 등 시간 순서로 구성됐다.

한편 거제시는 그동안 수집한 5만7000여점의 포로수용소 관련 아카이브자료를 내년 6월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