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은 구전돼 오는 민화나 민담이 많다.

전라도 화순군 동복(同福) 땅에 예쁜 낭자가 있었다. 낭자 방에 밤이 되면 왔다가 새벽이면 사라지는 사내가 있었다. 낭자는 이 사실을 아버지께 실토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오늘밤 사내가 오면 바늘에 실을 꿰어 남자옷에 몰래 꽂아두라고 일렀다. 이튿날 아버지가 실을 따라가 보니 깊은 산속이었는데, 거기 천년된 산삼이 있었다. 손진태(孫晉泰) 선생의 '조선민담집'에 나오는 이야기다.

약 300년 전 평안도 후창군에 정희길은 매년 많은 돈을 들여 산신을 모셨으나, 산삼 한 뿌리조차 얻지 못하자 화가 나서 산신을 향해 욕을 하며 사당을 부셔버렸다.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너는 무례하지만 너의 기개는 칭찬할 만하니 산삼을 줄 터니 하산령으로 오라고 했다. 갔더니 정말 거기 산삼이 있었다. 산신은 사람들이 자기에게 욕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같은 후창군에 한 사내는 산삼을 찾느라고 재산을 탕진했다. 사내는 원님을 찾아가 산신도 원님이 다스리는 산에 있으니 나에게 삼산을 주라고 명령해 달라고 했다. 원님은 그럴듯한 말이라 여기고 명령문을 사당에 붙였더니 그날 밤 산신이 꿈에 나타나 산삼을 줄 터니 그 종이를 치워달라고 했다.

거제면에서 채집된 '정군자 산삼캐기'가 있다. 거제의 군자 정훈성이 명진에 살았는데 어느날 형이 찾아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하니 삼이라도 한 뿌리 드시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정군자는 형을 데리고 계룡산에 올라가 많은 산삼 가운데 한 뿌리만 캐서 내려왔다. 형은 내일 혼자 가서 남은 산삼을 캘 욕심으로 표를 해뒀다. 형은 다음날 계룡산을 다 뒤져도 산삼이 없었다. 빈손으로 돌아와 동생에게 자초지중을 말하니 정군자가 "형님, 어제 그 산은 거제 계룡산이 아니고 충청도 계룡산입니다."

지난 11월 20일 약초꾼 김 모(63)씨가 화순군 모후산자락에서 130년 추정의 천종산삼 4뿌리를 발견했다. 감정가는 3억 5000만 원으로 국내 최고수령에 최고 감정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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