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해결책 '추기급인(推己及人)'
갈등의 해결책 '추기급인(推己及人)'
  • 거제신문
  • 승인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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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 동물이다.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어울린다. 집단 속 개인은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을뿐 아니라 각기 다른 환경에 처해 있어 개인과 개인 혹은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등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가 많다. 우리는 이를 사회적 갈등이라고 부른다.

어느 시대나 사회적 갈등은 있어왔다. 인간은 갈등으로 인해 대립하고 때로는 충돌하면서도 타협과 협조라는 해결책을 찾아 발전해왔다. 요즘 한국사회를 집단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는 초 갈등사회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의 사회적 갈등 수준은 종교분쟁을 겪고 있는 터키보다 심각하다.

몇 해 전 (사)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한국 사회는 집단 간 갈등이 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에는 빈부·이념·세대·환경·민족·지역 등의 갈등이 있다.

갈등의 어원은 칡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의 등(藤)의 합성이다. 칡넝쿨과 등나무덩굴이 얽힌 것처럼 뒤얽혀 풀기 어렵게 된 상태로 서로 입장과 견해, 이해관계 등이 달라서 불화나 충돌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거제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거제시청 앞에는 환경·복직·노동문제 등 연일 끊이질 않고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모습을 보고 한 언론사에서는 '거제는 시위천국'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특히 변광용 시장 취임 이후 시청 앞은 시위장으로 변했다. 사회적 갈등이 많은 도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갈등을 대부분 부정적인 것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갈등의 긍정적 기능도 있다.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게 해서 감춰진 사회문제를 드러냄으로써 근본적인 해결방법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토론의 활성화로 생동감 넘치는 사회를 만들 수 있고 갈등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개인 및 사회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 아울러 합리적인 해결책까지 도출된다면 사회구성원의 결속력과 민주주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고 소통문화라는 장점이 있다.

거제시청 앞 시위광장은 갈등의 이런 긍정적인 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억눌렸던 사회적 갈등이 소통하고자 하는 변 시장의 정치적 이념과 맞아 떨어져 많은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갈등의 부정적인 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갈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얼마 전 모 노총에서 회사임원을 폭행·감금한 행위나 70대 남성의 대법원장 화염병 투척 등 반인륜적 폭력은 당사자들의 삶을 파괴하고 공동체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갈등으로 인해 사회적 구성원들의 믿음을 약화시켜 사회적 분열을 초래할 수 있고 조직의 공동목표 달성이 어렵게 되며 갈등의 심화로 사회가 파편화되고 양분화 될 수도 있다.

거제시 시위광장에서 사회적 갈등의 해결방법을 찾고자하는 관계자들도 분명하게 명심해야 한다. 건강한 사회로, 소통하는 거제로의 한 단계 나아가는 방법은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것이다.

갈등은 타협과 협조·수용으로 해결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형편을 헤아려보는 추기급인(推己及人)의 자세가 필요하다. 추기급인은 자신을 충분히 아는 사람이어야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기주장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입장도 바꿔 생각해보자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갖자는 것이다.

남이 내 자존심에 상처주는 것이 싫으면 내 자신도 다른 사람의 자존심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확성기 소리가 듣기 불편하다면 내 자신의 확성기도 다른 이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자신에게 폭력이 가해지는 것이 싫다면 타인에게도 폭력행사는 갈등의 해결방법이 되지 못한다.

거제시청 앞을 '시위광장'이라 해야 할지 '민주광장'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남의 형편을 먼저 헤아리고 나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거제시의 명소였으면 한다. 내 주장은 펼치되 나에게 싫은 것은 상대에게도 하지 않는 자세야 말로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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