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오른 '고교 학교폭력 사태'
지역 학교폭력신고 매년 꾸준히 100건 이상 발생
박 교육감 공약 '인문학센터'...얼마나 진행됐나

거제지역 한 고등학생이 또래 친구들로부터 상습적으로 당한 학교폭력에 대해 처벌해달라는 학부모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올라왔다.

피해 학부모 A씨는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합리적인 처벌이 이뤄지길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글로 피해상황을 밝히며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A씨의 글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피해학생을 때린 것도 모자라 목을 졸라 기절시키거나 침을 뱉는 등 고등학생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한 방법으로 괴롭혔다.

A씨는 "고1인 아들이 약 1년 동안 교회와 학교에서 잔혹한 방법으로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며 "도를 넘은 학교 폭력에 정신적 충격을 받은 아들은 현재 학교를 가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A씨는 "1여년 동안 폭행이 진행됐음에도 가해 학생들은 큰 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제대로 된 사과도 없다. 피해 학생만 숨어 지내는 상황이 결코 정당하지 않다"며 "수없이 많은 폭행과 폭언을 감당한 아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돼 그들이 두려워할 만큼의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길 소망한다"고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했다.

반면 가해 학생의 부모들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아이들 사이에 폭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내용이 과장됐다는 이유다. 특히 A씨가 가해 학생들의 뺨을 때렸다며 폭행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아들이 중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인 B군과 C군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며 "지난 8월 학교폭력상담에 이어 지난 9월 고소함에 따라 이를 수사해 B·C군을 폭행혐의·상해혐의로 각각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가 지난 7일 다른 두 동급생에 대해서도 추가고소를 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거제지역 학교폭력신고 역시 매년 100건 이상이 늘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 학생생활과에 따르면 거제지역에 학교폭력심의 건수가 지난해 133건, 2016년에는 167건이었다.

학교폭력 신고가 매년 다수 발생함에도 거제교육지원청(교육장 안재기)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이 매년 같은 정책이라는 비판이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B(46·장평동)씨는 "교육이 언제부턴가 인성보다 '학원'처럼 성적 중시가 되다 보니 사회화·공동체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지면서 학교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며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아이들 시선에서의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학교폭력 근절과 인성교육의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공공도서관·유휴 교실·교육지원청 등 활용이 가능한 곳에 '인문학센터'를 설치해 문화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력 풀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학생또래 조정자'를 양성해 학교폭력 피해·가해자와 눈높이가 같은 학생들이 전문가와 함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학교 문화를 바꿔가겠다고 약속했다.

교육청 학생생활과 관계자는 "학생또래 조정자를 양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다방면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