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어떤 사람이 아침에 일어났는데 괜히 기분이 나빴다. 갑자기 세상 모든 것에 짜증이 났다. 뉴스를 보니 사회가 다 썩은 것 같았다. 세상을 저주하는 마음이 치밀어 올랐다. "이 썩어빠진 세상! 그냥 망해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집 문틈으로 신문이 들어온다. 누군가 아침 일찍 일어나 신문을 배달하고 있는 것이다. 문득 신문 배달원이 죽으면 신문을 보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자, "저 신문 배달원만은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후에 우유가 문틈으로 들어왔다. "우유 넣는 아주머니가 있어야 내가 우유를 마시겠지" 우유 배달 아주머니도 살려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 출근길에는 버스를 기다리다보니 버스 운전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사거리를 나오자 교통순경이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저 교통순경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생각해 보니 자신이 살려준 사람이 꽤 많았다. 그러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 죽어야 되는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주변 사람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되살아났다. 그러자 서서히 행복감도 밀려왔다. 감사가 회복될 때 하나님은 우리 삶에 행복을 더해 주신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모든 일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오늘 아픈 것이 당장 내일 낫게 되는 것이 아니다. 믿음으로 사업한다고 해서 우리가 만지는 모든 것이 금덩어리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 믿음으로 공부한다고 우리 자녀들이 대학에 모두 합격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잘 믿으면 틀림없이 우리 삶에 감사가 넘치게 될 것이다. 시련이 있을지라도 언제나 진정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믿음의 사람과 함께 하시고 감사가 넘치게 하시기 때문이다.

감사는 대단한 반응이 아니다. 감사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받은 것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 감사이다. 감사는 당연하지만, 우리 삶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준다. 감사는 단순한 예절의 문제가 아니라 감사에는 큰 능력이 감춰져 있다. 감사는 우리 삶을 복되게 한다. 우리는 감사하는 만큼 행복해진다. 감사가 부족하면 불행이 찾아온다. 감사할 때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을 맛보게 된다.

사회심리적 차원에서 보면 행복은 수용될 때 느낀다. 동료들이 나를 만나자 마자 "어디 갔다 왔어? 점심 먹었니? 커피 한잔 타 줄까?"라고 맞아준다. 집에 가면 아이들이 달려와 "아빠" 하며 안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한 주 빠졌다가 교회에 가면 성도들이 "집사님이 안 계시니까 허전했어요" 하고 반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에 얼굴이 환해지고 행복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어느 모임에 참석했는데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행복하기 어렵다.

좀더 적극적으로 행복은 내가 능동적으로 맞아들이는 곳에 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오늘도 살아있구나"라고 할 때 그때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작은 감사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감사는 바로 수용하는 마음이다. 좋은 것을 받았다고 다 행복한 것이 아니다. 내게 있는 것이 은혜로 주어진 것을 알 때 우리는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감사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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