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우 전 거제시 어업진흥과장
남선우 전 거제시 어업진흥과장

거제는 지금 굴 수확이 한창이다. 거제면으로 가다보면 거제도 명산물 거제 청정굴 생산지역 "굴 맛이 꿀맛"이라는 현수막을 볼 수 있다. 거제시는 이곳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거제산 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영양가 높은 해산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훌륭한 영양분과 강한 풍미 때문에 최고의 해산물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집단으로 생육하는 특성이 있고 키우기 쉬워 대량으로 양식하고 있으며, 바다에서 생산하는 패류 중에 가장 많이 양식하는 종류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패류이기도 하다.

특유의 식감과 염분으로 인한 텁텁하고 비릿한 맛 등의 굴이 지니고 있는 특성 때문에 호불호가 있으나 영양가만은 어떤 식품에 뒤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아이들은 향이 강해 생굴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으나 익혀서 먹이거나 식품 첨가물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요리한다면 저렴한 식단으로 가족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굴은 아연이 풍부하여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하고, 남성력의 생성과 활동을 돕기 때문에 정력에도 상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효과와 피부미용에도 좋아서 클레오파트라 같은 미인도 즐겨 먹었고, 카사노바는 자신의 정력비결은 굴이라고 말했으며, 고대 로마에서는 파티자리 등에 늘 올리는 식품으로 굴을 선호 하였다 한다. 한의학에서는 굴껍데기를 모려(牡礪)라 해서 간과 신장에 쓰는 약재로 이용하기도 하며, 어촌에서는 달걀의 껍데기가 여물게 하도록 닭의 모이로 사료와 섞어주기도 한다.

남해안에서 생산되는 굴 중에서도 거제면과 동부면 지역이 둘러싸고 있는 거제만에서 생산되는 굴이 으뜸 굴로서의 명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명성을 얻게되는 것은 1975년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써 정부에서 특별관리 하고 있는 지역 내에서도 청청바다를 별도로 '지정해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어 그렇다고 설명된다.

또 지정해역은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다와 주변 육지위생 환경에 대해 매 2년마다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고 있으며, 이 점검에서 불합격 판정이 나오면 굴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FDA는 미국에서 생산·유통·판매되는 모든 종류의 품목에 대해 연방식품의약품화장품법·관리상의과정위생법·규제약품행위법·공정포장 및 표시법·연방거래위원회법 등 FDA 세부적인 법령에 규정하여 통제·관리·승인을 하는 기관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하고 신중한 시판승인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어, FDA의 점검을 받는 청정바다에서 생산되는 거제산 굴이라는 것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굴은 거제에서 조선산업 이상으로 어촌과 농촌의 지역 경제를 받쳐주는 수산물로 자리한지 오래이다. 굴을 생산하는 패류양식은 거제가 경상남도 전체의 27%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그 비중 또한 크다. 연간 총 생산액은 작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000억 정도로 산출되며, 이중 45%(450억원)는 굴껍질을 까는 노임이나 일반일손비용으로 지불되고 있어, 지역 농어촌 소득 작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해황 여건이 예년과 달리 굴 작황이 좋지 않고 시세도 전년에 비해 15% 정도 떨어진다고 한다. 굴양식 어업인들에 의하면, 인건비는 물론 양식용 자재들과 부산물 처리비용은 점차 올라가고 있는 반면, 시황은 어두워지고 있어 굴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철만난 굴 산업이 지역경제의 버팀목으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켜갈 수 있도록 관계기관 단체에서는 굴 소비를 확대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 건강을 올릴 수 있는 식생활 개선과 먹거리 개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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