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관광마케팅과, 포로수용소 중심 다크투어...여행스토리텔링으로 기획
■ 해양관광개발공사, 다크투어리즘 이미지 탈피...스릴·즐거움·추억 공간으로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디스코팡팡' 등 10종의 놀이기구가 설치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17일 포로수용소 내 평화파크 부지 내 모노레일 승차장 앞에 공사중인 모습. 놀이시설은 다음달에 개장한다.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에 '디스코팡팡' 등 10종의 놀이기구가 설치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17일 포로수용소 내 평화파크 부지 내 모노레일 승차장 앞에 공사중인 모습. 놀이시설은 다음달에 개장한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사장 김경택)가 적자 운영을 벗어나기 위해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부에 체험·놀이기구 10종을 설치할 예정이라 논란이 제기됐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의 시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의회와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부에서 전쟁·포로 전시 공간이 아닌 '평화공원'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개발공사가 대립됐다. 이는 지난 12일 열린 제203회 거제시의회 임시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최양희) 개발공사 업무보고에서 불거졌다.

특히 시 관광마케팅과가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비롯 지심도·칠천량해전공원 등 거제지역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을 연계해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해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여행기획을 하고 있는데 개발공사는 이를 탈피하겠다고 주장해 시와 소통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개발공사는 아바타포·거제모노레일 사업 등에서도 졸속으로 진행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 평화파크 체험·놀이기구 10종 설치도 지난 9월12일 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해 이틀 뒤인 해당 업체 1차 실무 협의를 거쳤다. 이후 계획 수립 열흘 만에 사업 도입을 위한 현장을 답사했다. 그리고 한 달 뒤 계약서를 작성하고 오는 12월 중순께면 놀이기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유적공원에 놀이기구가 설치되기까지 단 3개월 만에 모든 것이 다 이뤄졌다. 특히 7대 의회에서도 유적공원 내 놀이기구 설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다수였지만 보완 없이 진행됐을 뿐더러,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8대 의회에 보고가 없었다. 사업규모 100억원 미만은 사장의 전결 규정이라는 것이 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이영춘 개발공사 상임이사는 "공사 진행이 많이 됐다"며 "자체사업이라서 보고가 안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전시설 안전점검이 끝나면 12월 달부터는 운영을 하려고 생각중이다"고 밝혔다.

김경택 개발공사 사장은 "지난해 대행사업에서 10억3000만원 정도 적자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대책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신규시설을 우리 예산을 들이지 않고 투자해 이익을 창출하자고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평화파크를 통행하는데 지장 없게 공간을 활용해 모든 시·도 절차를 밟아서 추진하고 있고 빨리 설치해서 매출에 긍정적 반응이 올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개발공사의 시도는 좋지만 포로수용소 유적공원과 놀이기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민주당 노재하 의원은 "경영수지를 해결하기 위한 이유는 이해한다"면서 "시장이 바뀌고 평화와 인권의 도시라는 주제로 포로수용소를 연계한 스토리텔링 관광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고심이 개발공사 계획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고정이 의원 역시 "4차 산업시대에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게 요즘 추세에 어울리는지, 평화공원과 놀이기구는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포로수용소와 평화라는 큰 이미지에 바람직한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양희 위원장은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놀이기구가 웬 말"이냐며 "지방공기업법 출자·출현기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의회에서 승인사항이 아니면 업무보고는 왜하냐. 다 공유재산이고, 시 재산인데 우리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이 될 수는 있겠지만 유적공원하고는 어울리지도, 적정한 시설도 아니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냈는데 어떻게 사업을 이렇게 즉흥적으로 할 수 있냐"고 타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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