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중국 진시황이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하기 전 진나라 귀족과 측근들은 진시황에게 다른 나라 인재를 등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 인재를 등용하면 충성도에서 문제될 뿐 아니라 위기상황에서 적에게 이로운 행동을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객(逐客·다른 나라의 인재는 쫓아내야 한다)령'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초나라 출신의 이사(李斯)는 진시황에게 지금도 회자되는 '상진황축객서'를 올린다. '태산은 작은 흙덩이 하나도 마다하지 않기에 큰 산을 이루고, 황하와 바다는 작은 개울물도 버리지 않기에 깊고 넓은 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인재를 배척하지 않고 관용과 포용만이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상소였다. 진시황은 이사의 상소를 받아들여 천하의 인재를 포용했고 결국 초나라 출신 이사와 중국대륙을 통일한 승자가 됐다.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하고 결점이나 다른 생각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관용과 포용은 진정한 리더의 자격이며 정치인의 덕목임을 엿볼 수 있다.

요즘 우리 사회도 관용과 포용이 절실히 요구된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시민의 힘으로 정권이 바뀌었다. 바뀐 정부는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지워버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현 정부는 변화와 적폐청산의 의지로 고질적 병폐를 뿌리 채 뽑아버리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그러나 지나침은 없어야 한다. 변화와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으로 정치적 증오와 배제의 대결문화가 돼서는 안 되며 관용과 포용을 통한 공존과 국익적 통합의 중요함을 견지해야 한다. 관용과 포용 없이 명분적 논리로 인해 정치적으로 극단적 혐오사회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희망은 없다.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남북 간 문제도 아직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는 현실에서 힘 있는 민족이 되지 못한 설움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미래를 위해서는 관용과 포용을 통한 공존과 국익적 통합의 중요성을 생각해야 한다.

故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일 때 통일부 장관 발탁을 검토하기도 했고 대연정을 제안해 지지자들을 실망시키기도 했던 사실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조선경기 불황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이 한숨을 넘어 울고 있다. 거제 정치판도 관용과 포용으로 공존과 지역경제 살리기 통합의 정치적 포용이 필요한 시기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태풍이 거제정치판을 바꿨다. 민주당에서 변광용 시장을 비롯한 3명의 도의원과 10명의 기초의원을 배출됐다. 민주당에서 첫 수장이 나온 거제시 역시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에서 제일 시급한 일은 지역 경제악화로 고통 받는 시민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다.

거제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자유한국당 김한표 국회의원과 민주당인 변 시장의 통 큰 관용과 포용이 필요하다고 향간에서 이야기 한다. 다행히 지난 15일 서울출장을 간 변 시장이 김 의원실을 찾아가 짧게나마 지역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댔다고 한다.

지도자는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까지, 선거 때 자신을 지지 하지 않은 시민까지 감싸 안는 도량이 있어야 한다. 선거 때를 생각해보자. 유권자들을 포용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심지어 노골적으로 싫다고 말하는 시민들도 있지 않았는가. 그때는 '예'하고 웃어넘기는 포용력이 있지 않았던가.

김 의원과 변 시장은 거제 최고의 리더이다. 서로 관용과 포용하는 용기가 거제발전을 위해 필요할 것 같다.

삼국지의 간웅 조조도 적과 내통한 부하들을 포용하기 위해 "과거의 죄는 일절 묻지 않겠다"며 밀서를 모두 불태워 관용을 베풀었다.

관용과 포용은 뜻이 비슷한 것 같으나 다르다. 하지만 서로를 따로 생각 할 수는 없다. 포용을 위해서는 관용해야하고 관용하면 포용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의 발전이나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리더들의 최고의 덕목은 관용과 포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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