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경8미8품에서 9경9미9품으로 변경
변화인가, 패기가 부른 속 빈 강정인가

거제시가 8경·8미·8품에서 9경·9미·9품으로 변경하기 위해 공모에 들어갔다. 사진은 거제시의 8경 중 한 곳인 남부면 도장포 신선대.
거제시가 8경·8미·8품에서 9경·9미·9품으로 변경하기 위해 공모에 들어갔다. 사진은 거제시의 8경 중 한 곳인 남부면 도장포 신선대.

거제시민 10명에게 물었다. 거제의 8경(景)·8미(味)·8품(品)을 아느냐. 8경에 대해서는 70% 이상 맞췄지만 8미와 8품에 한해서는 채 반도 맞추지 못하는 시민이 대다수였다.

2007년에 선정해 올해로 12년을 맞은 8경·8미·8품조차 시민에게 홍보가 안돼 있는 가운데 거제시가 지난 7일 '거제 9경(景)·9미(味)·9품(品) 선정 공모'를 시작했다.

시 관광진흥과는 8경·8미·8품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해, 최근 관광객들의 욕구에 맞춰 시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공모에 들어갔다.

시는 오는 26일까지 거제시민·공무원·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거제의 대표 볼거리 9곳, 먹거리 9가지, 특산품 9품목의 제안을 받는다. 이후 공모전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자문단의 의견을 거쳐 2~3배수의 후보를 수립하고 최종적으로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설문조사와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9경·9미·9품은 관계부서인 관광진흥·관광마케팅·위생·어업진흥·농업지원과 등 5개 부서가 협력해 거제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발굴된 내용에 따라 마케팅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용방안에 대해서 논의된 것은 없다. 선정된 이후 각 부서와 연계해 활용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공모가 말장난에서 시작된 하나마나한 공모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 만들어진 8경(景)·8미(味)·8품(品)처럼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줄 것인지, 거제의 특색을 잘 반영할 것인지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시 홈페이지에서 공고문을 접한 A씨(37·옥포동)는 "공모전이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야 하는데 홍보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B씨(45·고현동)는 "무슨 생각으로 공모를 하려는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공모내용을 살펴보면 단순하게 내용을 나열하게만 돼 있다"며 "이런 공모로 거제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예전 8경(景)·8미(味)·8품(品)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편 한국외식업중앙회 거제시지부(지부장 이상봉)는 지난 3일 경남산업고등학교 조리실에서 '2018 거제 향토·대표음식 발굴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를 통해 지역을 대표할만한 다양한 음식들이 발굴됐다. 특히 대상을 수상한 '대구강정'은 거제의 특산품인 대구를 이용해 한 입에 먹을 수 있도록 조리했다. 또한 대중성과 전통성을 가미한 아이디어 음식으로 거제를 대표할 수 있는 향토음식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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