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문제 제기에도 꿈쩍않고 책임소재 떠넘긴 거제시·경찰…이번에는?
경찰, 폭행치사 혐의 VS 검찰, 살인혐의 두고 분분

우범지역으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중곡동 미남크루즈 선착장 및 신오교 주변에서 우려했던 사건이 터지면서 거제를 또 한 번 전국 이슈의 중심에 올려놨다. 하지만 거제시와 거제경찰서는 서로 책임소재를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우범지역으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중곡동 미남크루즈 선착장 및 신오교 주변에서 우려했던 사건이 터지면서 거제를 또 한 번 전국 이슈의 중심에 올려놨다. 하지만 거제시와 거제경찰서는 서로 책임소재를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미남크루즈 선착장 주변 우범지대에 대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본지 1257호 8면 '자활의지 부족…고독사 예방하는 공동체 가치회복 중요', 1205호 11면 '미남크루즈 선착장, 관리자 없이 우범지대 전락')에도 방치한 시와 경찰로 인해 결국 살인사건현장으로 전락했다.

지난달 4일 오전 2시36분께 A(20·남)씨가 '묻지마 폭행'으로 B(58·여)씨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지청장 류혁)에 따르면 A씨는 미남크루즈 선창장 근처 주차장에서 폐지를 줍던 B씨의 머리와 얼굴 부분을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했다. 이후 피해여성을 끌고 가 하의를 벗긴 채 그대로 달아났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출혈과 다발성 골절 등으로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건 당시 행인 3명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는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구타 이유 등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의성이 없는 '폭행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형사 1부 부장검사 윤대영)은 범행 장면이 담긴 주변 폐쇄회로 카메라를 정밀 분석하고 A씨가 폭행 직전 휴대전화로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을 검색한 것을 확인하는 등으로 미뤄 보아 고의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살인'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피의자 A씨는 키가 180㎝가 넘는 건장한 체격인 반면 숨진 B씨는 130㎝가 넘는 정도의 키에 체중도 31㎏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몸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치안은 경찰…경찰, 시설은 거제

미남크루즈 선착장은 공원시설이 조성돼 있음에도 조명 불빛이 어두워 밤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다. 조명시설이 좋지 않다 보니 청소년들의 비행행위와 노숙자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CCTV 2대가 설치돼 있지만 우범지대를 보완하기에는 무리에다가 거제경찰서 신현지구대에서도 매일 순찰을 돌고 있지만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제시와 거제경찰서는 서로 책임소재를 떠넘기고 있다. 거제시는 치안은 경찰의 역할이라고 주장하고, 거제경찰서는 가로등, CCTV 설치 등은 거제시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책임소재 떠넘기다가 결국 지난달의 살인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분개했다.

C(48·고현동)씨는 "연초천 고향의 강 사업 등으로 길을 잘 꾸며놓으면 뭐하나, 그 연결 도로 주변이 어두컴컴해서 아무도 걸어 다니질 않고 있다"며 "고현동민들이 수차례 민원을 넣었고 환경 개선을 해야 한다고 해도 귓등으로 듣지 않더니 결국 책임 소재 운운하며 이 같은 일을 벌어지게 했다"며 지적했다.

C씨의 얘기를 들은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우범지대에서 환골탈태하려면 새로운 공간창출을 해야 한다. 문화공간이든 예술공간이든 CCTV 추가 설치하는 예산으로 공간을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더 나은 방법"이라며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행정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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