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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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일광 칼럼위원
  • 승인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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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약130년 전의 일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는 규모가 큰 세 건의 컨벤션이 열리고 있었다. 때 마침 여행을 즐기던 노부부가 이 도시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이었다. 그날따라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노부부는 찾아간 호텔마다 방이 없다는 말 한마디로 쫓겨나다시피 했다. 이미 밤은 깊었다. 마지막이라 여기고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호텔을 찾았다. 로비에는 젊은 직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역시 여기서도 객실은 만원이었다. 참으로 난처한 표정을 짓는 노부부에게 그 직원이 말했다. "오늘은 어디 가셔도 방을 구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 새벽 1시인데 비까지 내리고 있어 두 분을 밖으로 나가게 할 수는 없군요. 마침 오늘밤 근무라 제 방이 비워 있습니다. 거기라도 괜찮으시다면 쉬었다 가십시오" 하며 선뜻 자기 방을 내어드렸다.

다음날 아침 노부부는 호텔을 나서며 그 직원에게 호텔 숙박료의 세 배 값을 지불하려 했으나 자기 방은 호텔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노부부가 물었다. "자네는 장차 어떤 꿈을 가지고 있나?" "언젠가는 호텔 매니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당신 같은 사람은 미국에서 제일가는 호텔 매니저가 되어 일해야 할 마땅한 사람이라네"하고 격려하며 헤어졌다.

그러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노부부로부터 뉴욕으로 와 달라는 초청장과 함께 뉴욕 왕복 기차표가 들어 있었다. 노부부가 젊은이를 데리고 간 곳은 새로 지은 크고 아름다운 호텔이었다. "오늘부터 당신은 이 호텔의 총지배인입니다."

이 호텔이 뉴욕의 심장 맨해튼에 있는 세계 최고급 호텔 중의 호텔이라고 말하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다. 노부부는 당시 세계적인 갑부 '윌리엄 월도프 애스토'이며 초대 총지배인이 된 그 젊은이는 '죠지 C 볼트'로 나중에 노부부의 딸과 결혼했고, 호텔 운영에 있어서는 세계적 권위자가 됐다. 이 호텔은 후에 힐튼그룹 소유가 됐다가, 지금은 중국 자본가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지만, 작은 친절이 만들어진 훈훈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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