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도시관리계획 지구단위 구역으로 변경안 재공고
시민 "공실 넘쳐나는 유령도시로 만들 셈이냐. 계룡산 다 허물어진다" 반발

지역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또 거제시청 뒤 산74-2번지 일원에 지하1층·지상4층 규모의 23개동 연립주택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연립주택이 들어설 부지.
지역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또 거제시청 뒤 산74-2번지 일원에 지하1층·지상4층 규모의 23개동 연립주택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연립주택이 들어설 부지.

인근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을 일으켰던 거제시청 뒤 연립주택 건립 사업이 행정절차를 계속 밟고 있어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지난 4월께 열린 주민공청회에서 △녹지파괴 △안전문제 △하천범람 △지하수 오염 △축대 붕괴 우려 등을 비롯해 지역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또 주택단지가 들어서는 것에 현실과 괴리가 먼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사업주는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고 일부 오해가 있는 점도 있지만 사업 계획 수정을 통해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공청회 이후 사업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알았지만 지난 11일 '거제 고현2지구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도로) 변경 결정(안)'이 재공고 되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지난 26일까지 결정안에 대한 주민 의견은 2건 이상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안에 따르면 시 도시계획과는 자연녹지지역인 고현동 산74-2번지 일원 6만8459㎡를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법률에 따른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위해 공고했다.

사업주는 지하1층·지상4층, 23개동 344가구 규모의 연립주택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동일한 절차를 밟았지만 이후 진행된 공청회 등에서 반대하는 시민의견에 부딪혀 수정안을 내놓은 건이 이번 결정안이다.

당초 사업주는 농업기술센터와 고현교회 사이 도로를 연장해 개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보훈회관과 거제공업고등학교 사이로 새로운 도로를 조성하고, 고현동과 장평동을 잇는 중로 2-5호선 도로 폭을 4차선으로 확장하고 중로 3-가호선을 신설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

사업주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면 반대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인근 주민 A씨는 "폭우가 올 때마다 계룡산 자락에서 내려온 빗물이 들이닥쳐 피해가 속출하는데 이마저도 뒷산의 나무들이 있기 때문인데 계룡산 자락을 다 없애려는 모양"이라며 "보훈회관이나 거제공업고등학교 주변의 지반이 약하다는 것은 고현동민이라면 다 아는데 사업주와 거제시만 모르는 것 같다"며 우려스러워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주택보급률은 이미 초과됐고 미분양 사태에 따른 공실이 새 아파트에도 넘쳐나는 실정"이라며 "타 지자체는 공실 방지를 위해 3년 동안 아파트 허가가 없다고 못 박기도 하던데 왜 거제시는 아무도 납득하지 못할 지구단위 구역변경 결정사유를 이유로 아파트 허가를 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B씨는 "지구단위 구역변경까지 할 만큼 이 사업이 필요한 것인지, 특혜가 아닌지 시는 규명을 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 도시계획과는 용도지역 변경 결정이유로 공동주택(연립주택)을 건립해 고현동 시민의 보다 많은 주택 마련 기회와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생활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도시계획과는 "지구단위변경 안건이 들어온 것은 맞지만 진입로나 일부 사업 내용이 무리가 있어 현재 확인 중에 있다"며 "특혜 시비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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