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가져가도 절도죄
농촌 대부분 CCTV 없고
시민들 양심에만 의존

A씨는 동부면 자신의 집 뒷산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한창 표고버섯이 달려있어야 하는 시기임에도 등산로 옆에 표고버섯이 하룻밤 사이에 모두 사라져 망연자실 하고 있다. 최근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시민들이 농민들이 피땀 흘려 재배하고 있는 농작물 고구마·표고버섯 등을 무단으로 훔쳐가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어 농촌마을의 주의가 필요하다.
A씨는 동부면 자신의 집 뒷산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한창 표고버섯이 달려있어야 하는 시기임에도 등산로 옆에 표고버섯이 하룻밤 사이에 모두 사라져 망연자실 하고 있다. 최근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시민들이 농민들이 피땀 흘려 재배하고 있는 농작물 고구마·표고버섯 등을 무단으로 훔쳐가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어 농촌마을의 주의가 필요하다.

본격적인 수확철인 가을을 맞아 농산물을 몰래 훔쳐가는 도둑이 기승을 부려 말썽이다.

주변에 CCTV나 목격자가 없는 경우 절도범을 잡기도 쉽지 않아 사계절 내내 정성으로 키운 농부들만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동부면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A씨는 "표고버섯을 수확하기 위해 산에 올라갔더니 재배지 중심부만 남겨두고 표고가 전부 사라져 너무 놀라 눈을 몇 번이나 씻었는지 모르겠다"며 "빈 가방을 메고 산에 올라갔다가 2시간 후 무거운 가방을 메고 내려오는 사람을 목격했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서야 도둑이 들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해는 A씨뿐만이 아니다. 상문동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는 B씨도 피해를 입었다. B씨는 "애지중지 키웠던 고구마를 누가 몰래 캐갔다"며 "주인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고구마를 캐고 있자 인근 주민이 쳐다보고 있는데도 고구마를 계속 캐다가 사라졌다고 하더라. 양심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는 가뭄·폭염·폭우 등의 이상기온으로 농산물 값이 폭등해 절도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변 임시 보관창고나 노상에서 건조 중인 농산물은 손쉬운 범행 대상이다.

또 사람이 없는 시간대를 틈타 차를 이용해 순식간에 농작물을 실어 가버리는 행위도 발생하고 있다. 농민들은 도난 사실을 알고 신고를 하려고 하지만 CCTV가 주로 도심지에만 있고 농촌에는 큰 도로에 하나 정도 설치돼 있어 도둑 잡기도 쉽지가 않다.

계획범죄도 있지만 무심코 절도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A씨의 표고버섯 재배지가 등산로 인근에 있다 보니 A씨의 표고버섯이 등산객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A씨는 "그나마 3∼4개씩 가져가는 사람은 양반 수준"이라며 "누가 인기척을 내기 전까지 손 한 가득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이 오면 급히 손을 숨기는 건 범죄행위임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제경찰 관계자는 "'한두개쯤이야 괜찮겠지'도 절도 행위에 포함된다. 사유지에서 주인 동의 없이 농산물이나 나물을 채취하면 이는 절도죄 처벌 대상"이라며 "무심코 한 행위가 농민들에게는 큰 아픔이 될 수 있음을 등산객을 비롯한 시민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절도 예방을 위해 농민들도 농작물을 창고나 비닐하우스에 보관하는 등 관리를 철저히 해 땀의 결실을 잃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