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석 거제시약사회장
고윤석 거제시약사회장

기록적인 무더위가 지나가고 서늘한 바람이 반가운 가을입니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과 달리 심해진 일교차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은 또 다른 불청객인 것 같습니다.

현대 의학적인 관점에서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만성질환은 면역력과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선 우리 몸에 있는 3가지 시스템을 이해해야 합니다. 첫째 자율신경 시스템, 둘째 백혈구 시스템, 셋째 대사 에너지 시스템으로 이들은 상호 연관돼 작용합니다.

대사 에너지 시스템은 에너지를 소비 하고 축적 하는 시스템으로, 인간의 생존 측면에서 보면 이 시스템 외 다른 행동은 없습니다.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사용한 다음 남은 것이 있으면 저장하고 부족하면 저장했던 것을 분해해 사용하는 개념으로 세포 단위를 포함해 신체 모든 활동이 이 에너지 시스템에 의존합니다. 모든 활동이 이 시스템과 함께 한다는 의미이므로 모든 질환도 반드시 에너지 시스템과 관련돼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에너지의 과잉 소비나 과잉 축적으로 신체활동이 무너진다는 사실과 함께 다양한 질병이 발생 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 시스템이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작용하는 시스템으로 에너지 시스템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교감신경은 신체 흥분을 담당하고 부교감신경은 신체를 안정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우리 몸의 면역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는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면 감염증뿐만 아니라 모든 질병의 발생과 치유 과정에 관여하게 됩니다.

강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지나치게 일을 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과립구가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조직이 파괴되고 질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반면 마음의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하지만 이것도 지나치게 되면 림프구가 증가하면서 알레르기성 질환이 나타납니다.

인체는 음식을 섭취한 뒤 그것을 호흡을 통해서 얻은 산소로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습니다. 그러므로 먹는 것과 숨쉬는 것 모두 중요한 행위입니다

수십년 전에는 기계화가 덜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일상생활 자체에 육체활동이 많았고 따라서 교감신경 흥분상태로 과립구가 활성화 돼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생활이 점차 편해지면서 충분한 영양 공급과 운동량 감소로 부교감신경 우위의 림프구 체질이 많게 됐습니다.

약국을 찾아 오는 대부분의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최근에 운동을 하냐고 여쭤보면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 내지는 가벼운 걷기운동 정도 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번 가을엔 전력질주나 줄넘기 같이 땀 흘리는 운동을 통해 교감신경을 자극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분명 지금 복용하고 있는 알레르기약의 개수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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