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춘하추동(春夏秋冬) 4계절이 분명한 나라, 한반도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연의 큰 축복과 혜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왜냐하면 온갖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들어내는 봄날의 향연과 젊음이 불타는 여름날 밤의 낭만과 탐스러운 열매로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내는 가을날의 풍요로움과 하얀 눈꽃으로 단장한 겨울날의 신비를 이 한반도 땅, 한 나라에서 목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삼천리 금수강산 곳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풀과 나무들이 여름을 극복하고 형형색색의 탐스러운 곡식과 열매로 자신의 정체성과 고유한 멋을 표출하는 계절입니다.

며칠 전 제가 평소 존경하는 한 목사님이 사랑하는 어머님을 잃고 천국으로 환송하는 장례의 현장, 경북 의성지역을 다녀온 바 있습니다. 거제에서 바다를 건너 경북 의성까지의 거리,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손수 운전을 하면서 그 먼 거리를 아주 기분 좋게 다녀왔습니다. 길가에 익어가는 각종 과일나무들과 풍요로움을 나타내고 있는 곡식들 때문입니다. 황금빛을 발하며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는 벼와 각종 과일들을 바라보면서 저 탐스러운 열매들이야 말로 어려운 시대, 인고의 시간을 이겨낸 황금 면류관의 주인공들임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게 끊임없이 다가오는 각종 위기와 어려움 앞에서 인내하며 온 몸으로 그 위기를 극복한 자들만이 진정 영광의 면류관, 자랑스러운 승리의 면류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고무타이어'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자동차 소모품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이어' 입니다. 자동차 산업이 처음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 타이어회사의 가장 큰 고민은 질 좋은 타이어를 생산하는 일이었습니다. 타이어 생산회사로 유명한 '굳이어 타이어사'는 처음 그다지 큰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굳이어 타이어의 창시자인 찰스 굳이어 씨는 조그마한 타이어가게를 경영하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질 좋은 타이어를 만들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지금부터 190여년 전, 당시 타이어는 오늘날의 타이어와 같이 질기지도 견고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모든 타이어 공장은 질 좋은 타이어를 생산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자동차산업 역사에 있어서 굳이어 씨의 이러한 연구는 꼭 필요한 연구이지만 연구를 한답시고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에게 있어서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굳이어 부인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남편을 찾아갔다가 자신을 본척만척 하는 남편을 향해 말문을 열게 됐습니다. 불만을 쏟아 놓으며 바가지를 긁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같은 바가지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굳이어 씨는 매일 찾아와서 바가지를 긁는 부인의 소리가 너무나 듣기 싫었습니다. 자신이 하고있는 일을 그만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뜻밖에 기적이 찾아온 그날도 굳이어 씨는 여느 때처럼 타이어 가게 안에서 연구에 연구를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굳이어 부인은 그날따라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왔던 모든 불만을 다 토로하면서 평소보다 더욱더 심하게 남편을 향해 질책했습니다. 화를 참다 더이상 참을 수 없었던 굳이어 씨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던 황산을 들어 부인을 향해 힘차게 던졌습니다. 다행히도 던져진 황산은 부인을 빗나갔고 황산은 고무원액 위에 그대로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굳이어 타이어를 세계적인 타이어 회사로 키우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굳이어 씨는 부부싸움을 한 그 다음날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가게로 출근해 평소에 하던 연구를 계속하려고 어제 만지던 고무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고무가 아주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어제 부부싸움 중에 집어 던진 황산이 고무에 묻어 고무를 딱딱하게 만든 것입니다. 굳이어씨가 그토록 알아내고자 했던 비법이 바로 던져진 황산에 의해 해결된 것입니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놀라운 비밀을 알아내게 된 굳이어 씨는 '굳이어타이어'라는 상표로 이전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타이어를 개발·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굳이어 타이어는 자동차시장에서 놀라운 호평을 받게 됐고 놀라운 성공을 거두게 됐습니다. 아내의 끝임 없는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구를 하고자 했던 굳이어 씨의 놀라운 집념이 놀라운 타어어를 생산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축복입니다.

마태복음 7장20절에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그랬습니다. 탐스러운 열매로 말하는 계절 가을, 가을은 참고 인내하면서 자기 자리에서 자기역할을 묵묵히 감당한 세상 속에 놀라운 축복의 열매가 나타나는 계절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현장이 비록 쉽지 않다할지라도 인내하며 우리 주님이 주신 사명을 길을 묵묵히 걸어감으로 축복의 열매를 넘치게 거두는 가을날의 주인공들이 다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