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사등면 성포항은 대리마을 뒤 산 망산이 북으로 내려온 작은 봉우리에 조선 중기에 축성한 성이 있다. 성이 있는 항구라 해서 성포항이라 했다. 마을 앞은 가조도 섬이 있고, 섬사이로 부산·마산·통영·여수 등지로 다니던 여객선 부두가 있었다.

거제대교와 거가대교가 놓이기 전에는 이곳이 거제 관문 역할을 했다. 성포는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어업과 상업도시 형태로 신흥도시처럼 발전했다. 조선 말기에는 돛단배로 통영·고성·마산·부산·여수 등지로 다녔고,  1927년 일본 사람들에 의해 작은 발동선이 처음 생겨 통영·고성·마산·부산 등지로 다녔다. 

이후 목선으로 만든 발동선에서 쇠로 만든 철선이 생겼다. 이 배는 1980년까지 다녔다. 목선으로 다닐 때는 성포에서 부산까지 5시간 정도 걸리던 것이 철선은 3시간 반 정도 걸렸다.

부산에서 장목 유호·황포와 하청을 경유했다. 마산까지는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부산에서 성포·통영·남해·여수 경유의 한려수도 뱃길에는 금양호·복운호·한양호·천신호·갑성호가 운행 했고, 마산은 천신호·대창호·신천호·동일호가 다녔다. 마산에서 진동 끝 설진를 경유해 성포까지 약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다. 그때 큰 배는 300명 정도가 탔고 작은 배는 100여명 정도 탔다.

그 당시 성포항에는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내렸다. 성포마을 전체가 다방·술집·음식점·숙박시설 등 신도시처럼 형성돼 있었고, 성포파출소와 사등면사무소가 있을 정도로, 중요한 항구였다. 사등면사무소는 1936년 지석리에서 성포로 옮겼다가, 1971년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

위의 사진은 1970년 초의 성포항 모습이다. 작은 항구 주변에 아담한 집들이 있다. 포구 앞에 있는 섬은 돗섬이다. 돗 섬과 같이 생긴 엔젤호가 물보라를 날리면서 달렸다. 엔젤호는 부산에서 성포까지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쾌속 여객선이다.

여객선에 오르면 낮선 사람도 한 집안 식구처럼 소주잔을 나누면서 정담을 나누던 추억의 뱃길이다.

성포항에 배가 들락거릴 때는 생기가 넘치는 항구였다. 그때의 추억이 석양처럼 쌓여 있던 항구가 요즘 와서는 너무 고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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