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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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온 국민이 최악의 무더위를 견뎌낸다고 무척이나 고단했다. 그러나 자연은 뜨거운 태양과 태풍을 견디며 풍요로운 결실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들 또한 더위에 지치고 어려운 경제여건에 삶이 힘들었지만,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한가위)을 맞아 풍요롭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 반갑다.

요즘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예전처럼 우리 고유의 명절 추석이 반갑지 않다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만물이 풍요로운 추석만큼은 세상사 모든 시름을 잠깐 잊고 일가친척들과 고향에 모여 송편도 빚어보고 조상님 산소에 성묘도 하고 차례도 지내며 소원을 빌어보면 좋을 것 같다.

추석 차례의 대표적 음식인 송편은 빚기 전에는 둥근 보름달이지만 빚으면 반달 모양이 된다. 보름달은 날이 갈수록 작아지지만 반달은 조금씩 채워져 보름달이 되는 성숙과 풍요의 의미를 가진다. 추석 차례상에 송편을 올리는 것도 풍요와 모자람을 채워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음력 팔월 보름이라 한가위다. 가을의 한 가운데라 하여 중추(中秋)절이라고도 한다. 추석을 한자로 풀이하면 가을저녁이라는 뜻이지만 달 밝은 보름달 저녁 월석(月夕)과 중추(中秋)가 합쳐져 추석(秋夕)이란 이름이 됐다.

추석은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농사일의 고단함을 풀고 다음해 농사가 잘되기를 빌며 노래하고 춤을 췄던 축제의식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핵가족화가 되면서 예전처럼 조상에 대한 감사와 성묘 차례문화는 사라지게 됐고 추석연휴에 얼마나 휴가를 즐길 수 있느냐가 요즘 세대의 풍속도가 됐다.

언제부턴가 사회문제로 등장한 '명절증후군', '명절 후 증후군', '황혼 명절증후군' 등이 명절 추석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들고 있다.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가사노동의 스트레스가 가족 간 축제여야 할 명절에 '여성 가사노동의 증후군'이라는 사회문제가 돼버렸고, 명절 후 부부싸움을 넘어 이혼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고향에는 더 심각한 명절 후 문제가 발생한다.

명절 때 자식들과 손자·손녀들이 와서 붐비다가 명절이 끝나고 혼자 남겨진 부모님은 고독함을 느끼는 '황혼명절증후군'을 넘어 고독사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이제는 풍요로운 추석,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추석의 인사말이 무색하게 돼가는 사회다.

조상들로부터 수천년에 걸쳐 이어진 민속고유의 명절 추석을 이제는 우리 모두가 즐거운 명절로 보낼 수 있는 해답을 찾아야 한다. 모처럼 가족과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소중한 명절에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명절음식을 할 때는 가족 간 역할분담이 필요하고 남편과 가족 중 남자들이 가사노동을 도와줘야 한다.

가족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상대를 배려해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대화주제는 피해야 하며 고생하는 아내와 여성 친척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격려의 말을 꼭 해야 한다. 명절로 인해 모처럼 모인 가족들이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꼭 필요한 해답일 것이다. 그리고 추석연휴 귀성·귀경길 교통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들뜬 마음에 자칫 사고 나기 일쑤다. 이번 추석명절도 5일간이나 연휴다. 해외여행도 100만명 정도 떠난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고향을 찾아 도로 위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올 추석명절은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안전운전 하기를 당부 드린다.

지난 무더운 여름 태양을 견디며 밤나무나 감나무 그리고 들판의 벼들은 풍성한 열매와 결실을 맺고 있다. 거제시민들도 전 세계 조선경기 침체와 사상 유래 없는 폭염 속에서 여름을 이겨냈다. 이제 거제도 풍요로운 결실은 아니지만 희망의 시작이 보인다. 삼성중공업이 신규사원 모집을 할 것이라는 발표와 내년부터 수주가 좋아져 조선호황 때처럼은 아니지만 2020년부터는 조선경기가 나아진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 더 반가운 소식은 경남에 'LNG연료추진선' 100척을 건조해 조선업 활력을 도모한다고 하니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거제시민 모두가 어려운 경제를 잘 견뎌낸 결실이라 생각한다.

풍요로운 추석 거제시민 모든 가정마다 일가친척들이 모여 재미있는 이야기로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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