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우수마을 이장상 수상한 산촌마을 김경모 이장

산림청이 주관한 '2018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에서 우수마을 이장상을 수상한 동부면 산촌마을 김경모 이장을 만났다.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된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사업은 농·산촌 마을의 자발적 서약을 통해 논·밭두렁 태우기 및 쓰레기 소각 없는 마을 만들기를 목표로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는 전국 2만390개 마을이 참여해 98.3%의 서약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어 참여형 산불예방 정책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이들 마을 중에서 300개의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을 선정했으며, 거제시는 197개 마을이 참여해 3개 마을이 수상했다. 또 이 대회서 전국 34명만이 수상하는 우수마을 이장상을 거제에서는 유일하게 산촌마을 김경모(71) 이장이 받았다.

김 이장은 산촌마을의 선정과 우수 이장 수상에 대해 "우수 녹색마을로 지정된 것은 너무나 감사하다. 뜻밖에 일로 이번 수상은 우리 마을주민 모두가 애쓴 노력의 결과"라면서 "산불 감시원들이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지만, 산불예방을 위해선 무엇보다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마을주민 모두가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산불예방에 최선을 다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장일을 남다르게 한다 했지만 거제시와 동부면사무소에서 저를 잘 봐서 그런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동부면 산촌마을 토박이인 김 이장은 젊은시절 잠시 타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나 1981년 돌아와 고향에서 지금껏 살고 있다. 34년간의 직장생활 은퇴 후 조용한 전원생활을 준비하던 그에게 2015년 마을 주민들이 산촌마을의 이장이 돼달라고 했다. 노령화로 마을에서 활동력 있는 일손이 부족한 실정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이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할 때는 이장의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고 마을 일에도 관심을 둘 시간도 없이 지냈던 터라 말년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장직을 수락했다.

"내가 이장을 잘 할 수 있을까는 노파심에 더 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뭔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이장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옛날에 직장을 핑계로 마을일에 동참 못해준 것이 괜스레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선배 이장님들이 정말 힘들게 일했던 것을 알게 됐다며 "사람들은 이장이 아무리 잘해도 잘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욕 안먹고 일하는 것만도 직분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마을에서 '쓰레기 이장'으로도 불린다. 산촌마을은 동부면에서도 가장 낙후된 자연부락으로 110호가 살고 있는 마을이다. 이장 일을 시작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마을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뛰었다.

바다를 인접하고 있으나 어촌도 아니고 농사만 짓는 농촌도 아닌 특정화된 사업기반이 없는 마을이다 보니 경제활동이 원활하지 못했다. 또 시골 어른들이라 환경문제 등에 대해 의식이 깨어 있지 않아 농업용 비닐이나 가정쓰레기를 길가에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바닷가 갈대밭에는 떠밀려온 쓰레기로 문제가 심각하다. 보이는 대로 치우다 보면 어느새 손에는 쓰레기를 늘 주워들고 있다며 지금은 마을 주민들에게 쓰레기 분리수거 계도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이장은 봉사와 희생정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요새는 우리 동네 어르신들도 많이 변했어요. 민속놀이 달집태우기 등으로 마을 주민들과 화합하고 대동회에는 주민들의 찬조로 큰잔치를 벌였습니다. 그때마다 우리 마을에 대한 애정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매년 봄 사백어 축제를 하고, 마을 갈대밭에는 생태공원을 만들고 싶다는 김 이장. 그는 시골 이웃아저씨며 당산나무 아래에서 막걸리 한잔 권해주는 고향 같은 사람이다.

산촌마을 어귀에는 230년 수령을 자랑하는 포구나무가 있다. 나무의 시간만큰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포구나무를 닮은 김 이장과 그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고 갈 수 있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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