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대한간호사협회가 참봉사를 실천한 두 외국인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범국민 100만인 서명운동을 홍보하고 있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두 외국인은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84)와 마가렛 피사렉(83)이다. 소록도 한센인들의 천사로 불린 두 간호사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병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에 달려와 한센인들과 42년을 함께 보냈다.

'나병환자'라 불리는 한센인들의 피고름을 맨손으로 짜고 소독하고 약 바르면서 20대부터 60대까지의 청춘을 소록도에서 보냈다. 그리고 2005년 11월 70대에 들어서면서 거동이 불편해지자 "소록도에 불편을 주기 싫다"는 한 통의 편지만 남기고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천사로 불린 두 간호사가 수녀도 아닌 무보수 간호사였다는 사실에 모두에게 놀람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들이 떠난 지 11년이 흐른 지난 2016년, 소록도 병원 100주년 행사에 초대된 마리안느가 다시 소록도를 찾았다. 마가렛은 치매로 요양원에 있어 참석지 못했다. 마리안느는 일주일 동안 소록도에 머물면서 한센인들과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정부는 한센인들의 천사가 돼준 두 간호사에게 명예국민증을 수여했다. 두 사람의 이름을 딴 마리안느마가렛 재단은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영화를 제작했고, 책도 출간했다. 두 간호사들의 소록도에서의 삶을 보여준 영화는 오스트리아 시민들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사단법인 마리안느마가렛' 재단 이사장인 김연준 주임 신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리안느와 마가렛에게 너무 미안했고, 두 분을 통해서 희망을 찾을 뿐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신부는 두 간호사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소록도 천사 노벨평화상 추천위원회'를 발족했다. 이 추전위원회는 국내·외 홍보활동과 서명운동을 통해 내년 1월 말까지 노벨평화상 추천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의 노벨평화상 수상 결과와는 관계없이 한국인보다 한국인을 더 사랑한 두 간호사에게 '사랑·봉사·희생'이라는 정신을 다시 배우게 된다. 그리고 김 신부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 미안했다'는 말이 가슴속에 여운으로 남는다.

소록도 천사 노벨평화상 추진위원장인 김황식 전 총리는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체스코 교황을 만나서 두 간호사의 사연을 소개했다. 

또한 마리안느와 마가렛 노벨평화상 추천 100만인 서명운동까지 전개되고 있어 정말 고맙다. 외국의 오지나 드러나지 않고 소외된 곳에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며 희생하는 대한민국 사람들도 많은데 왜 두 간호사에게는 한국 사람으로서 미안한 생각부터 드는 것일까?

사실 글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소외된 한센인들을 위해 사랑·봉사·희생을 실천한 두 간호사를 교훈삼아 우리나라 복지의 희망을 찾는 노력을 해보자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어떤 말도 하지 못할 것 같다.

2005년 11월21일 소록도를 떠나면서 남긴 편지는 더 감동적이다.

'사랑하는 동무, 은인들에게. 이제는 저희들의 천막을 접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고 자신들이 부담을 줄 때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고 자주 말을 해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말을 실천할 때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외국인들에게 존경과 큰 사랑을 주어 감사하며 저희들의 부족함으로 마음 아프게 해드렸던 일에 대해 용서를 빕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리안느, 마가렛 올림'

누군가에게 부담을 주고 요란한 송별식이 될까봐 말없이 떠나며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소록도를 떠날 때 대장암 판정을 받은 마리안느와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마가렛의 뒷이야기는, 나만 알고 내 이익을 위해 이웃을 모른 체하는 우리들에게 감동 그 이상이다.

'눈 뜨면 한국 생각, 잠들면 소록도의 꿈을 꾼다'는 두 간호사. 이분들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소록도 천사 간호사들에게 노벨평화상 추천이라도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또한 한국인으로서 100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할 수 있어 마음 한편의 빚을 갚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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