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공장·추모의집 들어선 사등면 장좌마을 주민들
불법 일삼은 업자에 당하고, 관리감독 안한 시에 당하고

사등면 장좌마을에 기피시설인 거제시추모의집과 퇴비공장이 들어선지 20년이 지난 지금, 퇴비공장으로 인한 악취로 주민들은 심한 두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장좌마을 한 주민이 퇴비공장이 덮개시설도 없이 외부에 산처럼 쌓아놓은 퇴비를 가리키며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등면 장좌마을에 기피시설인 거제시추모의집과 퇴비공장이 들어선지 20년이 지난 지금, 퇴비공장으로 인한 악취로 주민들은 심한 두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장좌마을 한 주민이 퇴비공장이 덮개시설도 없이 외부에 산처럼 쌓아놓은 퇴비를 가리키며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습니다."

거제시 사등면 장좌마을 주민들이 불법행위를 일삼는 업체와 무책임한 거제시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제기에 나섰다.

장좌마을 인근에는 유기질 비료를 만드는 퇴비공장인 A 업체와 거제시 추모의집이 있다. 마을 주민들은 기피시설인 두 시설이 들어선 이후 다른 마을과 지(地)가 차이가 크게 날뿐 아니라, A 업체와 추모의집이 들어서기 전에 시와 사업자랑 했던 약속이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 업체가 2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퇴비 냄새로 인한 악취가 마을 전역에 퍼지게 되자 주민들은 극심한 두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을주민인 이근우 사등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은 "퇴비공장이나 추모의집 모두 거제시에 필요한 시설인 것은 알고 있다. 유치 당시 마을주민 모두 나서서 반대했지만 결국 '필요한 시설'이라는 것 때문에 주민들이 울면서 양보한 것"이라면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했던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약속'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양보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리·감독해야 하는 시는 우리 마을을 방치했고, A 업체는 시의 방치 속에 거대 기업으로 변하면서 이제는 '기피'가 아닌 '혐오'시설이 돼버렸다"고 규탄했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당초 A업체는 700톤 가량의 음식물처리장으로 유치해 소·돼지 등 가축분뇨와 유자부산물·톱밥만을 혼합해 친환경 퇴비를 제조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A업체는 8000톤 규모의 퇴비가 생산 가능한 규모로 커졌고, 약속된 음식물폐기물 외의 것들이 유입되면서 악취가 더 심해졌다.

지난 16일 취재 당시에는 비온 뒤이고, 가동이 중지된 상태라 악취가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이 길 주변을 출근하는 거제시추모의집 근무자들도 A업체의 악취가 약 1㎞ 떨어져 있는 곳까지 진동한다고 밝혔다.

장좌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불편과 고충을 감수하며 참은 것은 민원제기에 현장답사를 나온 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더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심적·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재산상의 손실로 인한 고충을 겪고 있는데도 달라지는 것이 없어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제시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A업체가 규모를 부풀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은 몇 번의 민원제기 때마다 나와서 고생했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장좌마을 주민들과 함께 자리했던 옥은숙·이인태 의원은 주민들의 고충에 공감하면서 "'시정하겠다'는 말뿐인 약속이 아닌 주민들에게 고통을 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약속이행과 관련된 서류는 찾아봐야겠지만 오래 전 일이라 확인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민간업체에 대해 강제 행정력을 동원할 수 없지만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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