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운영 물놀이장, 17일까지
3회 수질검사…모두 '평일'
민간 아파트 규제대상서 제외
수심이나 파도에 휩쓸릴 걱정이 없다는 이유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은 도심 속 어린이 물놀이장이 수질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거제시가 운영하는 바닥분수 등 물놀이장은 5곳. 바닥분수는 상문동 독봉산 웰빙공원, 옥포1동 주민센터 옆 등 2곳이고, 물놀이장은 독봉산 웰빙공원과 양정·문동 어린이공원에 조성돼 있다. 현재 양정 어린이공원은 거제시에 기부채납 전이라 아직 개장하지 않았다.
시에 따르면 직접 관리·운영하는 4곳은 보름에 한 번씩 수질검사를 하고 휴일인 월요일마다 저류조를 청소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일괄 개장한 물놀이장은 지난달 18일, 지난 2·17일 등 3회에 걸쳐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18일과 지난 2일에 한 검사 결과는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는 각 물놀이장에 게시돼 있다.
하지만 환경부 물놀이형 수경시설 수질관리 지침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저류조를 청소하고 15일에 1회 이상 수질검사를 해야할뿐 아니라 검사시료는 가급적 이용객이 많은 날 채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거제시는 수질검사를 위해 진행한 3번의 채수 모두 평일이었다. 이용객이 많은 휴일이 아닌 평일의 검사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다.
환경부가 이용객이 많은 날 채수를 명시한 이유는 유리잔류염소 소모 속도 탓이다. 환경부는 수질기준 항목 중 유리잔류염소가 이용객이 많을 때 빨리 소모되고, 탁도(濁度·물이 흐린 정도) 역시 차이가 커 이용객이 많은 날 채수를 할 것을 권했다. 유리잔류염소는 물을 염소로 소독했을 때 특정한 형태로 존재하는 염소다.
김정선(36·상문동)씨는 "아이가 어려서 바다나 수영장은 부담스러운데 물놀이장은 부담없이 맘껏 뛰놀 수 있어 즐겨 찾는다"며 "물놀이장 입구에 수질검사 결과표가 버젓이 있고 15일에 한 번씩 검사하고 월요일마다 청소도 해서 믿고는 있지만 사람이 가장 많은 때의 수질검사도 진행해 부모들을 안심시킬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평·휴일이 아닌 '15일에 1회 이상' 이뤄지고 있다. 15일 째가 되는 날이 휴일이면 그날 채수할 것"이라며 평일에 채수한 점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가 운영하는 곳보다 더 문제인 곳은 민간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물놀이장이다. 거제시는 최근 건설된 공동주택 가운데 물놀이장 몇 곳이 운영되는지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게다가 민간아파트는 환경부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돼 실질적인 규제도 없다. 시에서 운영하는 물놀이장은 모두 수질검사 결과표가 붙어 있지만 민간 아파트는 수질검사 관련 표는 볼 수조차 없다.
정부는 물놀이형 수경시설 제도 도입 시 민간 아파트 등 민간시설에 대해 법적 대상 편입여부를 논의했지만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류연정(34·아주동)씨는 "민간 아파트에서 설치했다 하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허가관청인 거제시도 책임소재가 있다"며 "관리·감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근 들어선 아파트 전수조사를 통해 권고할 수 있는 행정력은 발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거제시는 어린이 물놀이장을 지난 19일에 폐장 예정이었지만 오는 26일까지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