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으로 탈바꿈한 공영주차장 입찰제
1인 기업으로 탈바꿈한 공영주차장 입찰제
  • 이남숙 기자
  • 승인 2018.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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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운영 2~4곳 맡아
억대수입 벌어들이는 대표도
높은 위탁 운영료...재위탁자만 허리 휘청

거제시 공영주차장이 일부 사람들의 1인 기업화로 변모하면서 당초 시민편의·약자 일자리 제공의 의미를 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교통행정과에 따르면 거제지역 공영주차장은 '거제시 주차장조례' 제6조에 따라 16곳 가운데 수의계약 10곳, 입찰 6곳을 1년 단위로 계약운영하고 있다. 수의계약 10곳은 장애인·보훈단체 등과 계약 운영하며 약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살리고 있다.

문제는 입찰 대상지역 6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공매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기초금액 이상 최고금액을 응찰한 자가 낙찰받아 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는 고현동에 위치한 입찰구역인 4곳을 A씨가 전체 계약금액 2억9500여만원으로, 옥포동 입찰구역 2곳을 B씨가 전체 계약금액 9500여만원으로 낙찰받아 1년 동안 계약 운영하고 있다.

한 사람이 각 4곳과 2곳을 낙찰받고 억대 이상의 총 계약금액으로 주차장을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주차장별 입찰 시기가 각각 다르고, '온비드' 방식이 기초금액 이상 최고금액을 응찰하면 누구나 낙찰받을 수 있는 제도여서다.

공영주차장 입찰에 관심이 높아지자 기존 계약자들이 '일단 낙찰받고 보자'는 식의 고가 투찰을 하면서 A·B씨의 1인 기업현장으로 공영주차장이 변모하고 있다.

공영주차장 계약자인 A씨는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적자가 나더라도 우선 낙찰부터 받고 보자는 식으로 높은 가격을 써넣을 수밖에 없다"며 "적자를 피하려면 또 다른 주차장을 낙찰받아야 조금이나마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사업자들의 주차장 운영 수익금은 거제시에 납부하는 주차장사용료와 주차요원 보험 등을 포함한 인건비·운영비 등으로 지출된다. 사업자들이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서 수익금을 낼 수 있는 적정가격으로 입찰해야 하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사업자들의 낙찰 경쟁은 실제 일하는 주차요원들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주차장 수익금은 한정돼 있고, 시에 납부하는 주차장사용료와 사업자 이익금까지 계산한 후 주차요원을 채용해 주차요금을 많이 수급해올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영주차장에 근무하는 주차요원 C씨는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꼬박 일해도 사업자와 계약한 주차장 수급비를 내고 나면 정작 내 인건비는 150여만원 안팎"이라며 "택시 사납금처럼 힘들게 번 돈을 납입하고 나면 허탈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주차요원들은 많은 주차비를 징수하기 위해 할인대상 차량 미적용 발생·월 단위 주차비 징수·정상요금보다 웃돈받기·할증료 징수·징수시간 외 주차료 받기 등 조례 위반은 기본이거니와 주차요금 선불요구·장기주차 차량 타이어 체인감기·4차선 도로 무단횡단 징수 등 공영주차장과 관련한 민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내몰리게 된다.

주차요원 C씨는 "낙찰부터 받고 보자는 고가 낙찰자를 막고, 1인이 다수의 주차장을 운영함으로서 기업화로 치달아 주차요원들에게 적자를 떠넘기는 식의 병폐를 막아야 한다"며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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