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 물국수와 밀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더울 때는 시원한 음식이 최고다. 그중에서 열무 물국수와 밀면이 생각난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청량감의 열무 물국수를 생각만해도 군침이 돈다. 밥에 비벼먹어도 맛있지만 특유의 새콤달콤함과 시원함을 다 잡을 수 있는 물국수가 제격이다. 또 하나는 밀면이다.  피난민들이 전분과 밀을 섞어 만들어 먹던 것이 밀면인데 더운날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 지금도 즐겨찾는 음식이다. 신진현(45·고현동)

 

삶은 닭고기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

어릴 때 먹은 음식은 아니고 최근 남편 때문에 알게된 음식이다. 닭 한마리를 통으로 마늘과 파를 넣고 삶는다. 파는 너무 퍼지기 전에 일찍 건져내고 초고추장을 종지 가득 준비한다. 닭 살을 찢어 삶은 파로 둘둘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니 별미였다. 퍽퍽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대부분 마지막에 남는 것이 퍽퍽살이다. 평소 소금에 찍어먹던 것보다 초고추장에 찍어먹었던 것이 별미였다.  최선미(58·고현동)

 

새콤달콤한 냉국

십여년 전에 거제로 왔다. 그때 고현천변에 돗자리를 깔고 낚시하며 썰어온 수박을 먹던 옛 생각이 난다. 어려웠던 시절 휴가를 가는 것은 꿈도 못꾸고 마당 한쪽 그늘에 멍석을 깔고 앉아서 콩국·냉국을 자주 먹었다. 한번씩 닭을 잡아 푹 고아 먹기도 했지만 오히려 자주 먹던 시원한 냉국이 더 맛있었다. 새콤달콤한 국물이 입맛 없는 여름철에 입맛 돌아오게 하는데는 제격이었다.  방미옥(57·수양동)

 

삼계탕도 좋지만 빙수

엄마가 더운날 보양음식이라고 한번씩  삼계탕을 해주신다. 학교에서도 복날이라고 급식으로 삼계탕이 나온다. 그러나 너무 더운날에는 차가운 음식이 생각난다. 삼계탕 같은 음식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과 빙수를 사먹는 게 더 좋다. 팥도 좋고 녹차도 좋고 과일도 다 좋다. 시원한 빙수에 비벼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시원한 카페에서 맛있는 빙수를 먹으면서 친구들과 얘기하고 노는 것이 좋다.  설수인(15·상문동)

 

냉면과 백숙

여름철의 대표음식 하면 냉면과 삼계탕이 바로 떠오른다. 나 역시 더운날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식이 냉면이다. 얼음이 버석거리는 시원한 냉면 육수를 한모금 들이키면 더위는 저만치 물러간다. 어렸을 땐 복날이면 백숙을 즐겨해주셨다. 생닭에 대추·찹쌀·마늘·각종 한약재와 함께 넣어 장작으로 푹 끓여서 온 가족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한 그릇씩 먹었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보양식이다.  변기민(39·고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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