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후퇴 때 한 기업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갚으러 갔다. 그러자 창구 직원은 이 난리통에 피란이나 가라고 했다. 그래도 돈을 갚고 난 후에야 피란길에 올랐다. 제주도에서 군부대에 생선을 납품하는 사업을 할 기회를 얻었지만 돈이 없어 사업자금 융자를 신청하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다. 그런데 그 은행장이 1.4후퇴 때 만난 그 직원이었다. 신용만으로는 대출이 어려울 때 무담보로 2억원을 융자해 줬다. 한국유리공업회사 설립자 고 최태섭(崔泰涉·1910∼1998)회장의 실화다.

프랑스 루이24세 때 재무장관을 지낸 콜벨이 소년시절 포목점 점원으로 일하던 때였다. 호텔에 숙박하고 있는 은행가에게 옷감을 가져가 팔았다. 그런데 값을 잘못 알아 돈을 두 배나 받아왔다. 콜벨은 바로 달려가 더 받은 돈을 돌려주고 오자 주인은 화를 내며 그를 해고해 버렸다. 해고 소식을 들은 은행가는 콜벨을 자기 은행에 취직시켜 줬다. 정직함이 발판이 돼 훗날 일국의 재무장관까지 지내게 된 것이다.

영국 격언에 '하루를 행복하려면 이발소에 가고, 일주일을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한 달 행복하려면 말을 사고, 일년을 행복하려면 집을 사라. 그러나 평생 행복하려면 정직한 인간이 되라'고 했다.

오는 9월28일부터 안전모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사전 서비스로 서울시가 공공 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30곳에 안전모 858개를 비치했다. 그런데 무료대여 나흘 후 점검하니 절반이 사라지고 없었다. 이런 사례는 이미 많이 경험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양심도서관 13곳에 책 1300여 권을 비치했지만 회수율이 3%대에 그쳐 2년 만에 운영이 중단됐다.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우산을 무료로 빌려주는 '청렴우산'도 실패했고,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역에 비치했던 반창고나 생리대 서비스도 일부 시민들이 불필요하게 많이 가져가는 통에 운영 6개월 만에 사업을 중단했다.

시민의 양심을 믿고 시작한 공유경제(共有經濟) 서비스는 정직이 바탕 되지 않으면 공염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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