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지역 중학교 10곳에 23개 초등학교 한 자리에
상문동 푸른솔 아파트 거주 학생...가장 가까운 계룡중 3.94㎞ㆍ장평중 6.35㎞ 최대 멀어
능포동 대우능포아파트 거주 학생...가장 가까운 해성중 2.11㎞ㆍ옥포중 8.94㎞…등교시간만 40분

A(15)양은 능포동 롯데캐슬에 거주하지만 가장 가까운 해성중학교가 아닌 옥포성지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거제중학교는 통학버스가 있어 걸어 다녀야 하는 해성중보다 거제중을 1지망으로 지원했지만 인기학교라서 추첨에 밀려난 바람에 3지망인 옥포성지중이 된 것이다.

A양은 "그나마 나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위로했다. 옥포성지중은 능포동 롯데캐슬 앞 버스정류장에서 학교 앞까지 거제에서 가장 많은 시내버스가 있는 10·11번 버스 통행 구간이라 20분 넘게 버스를 타야 하지만 교통편은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능포동 빌라에서 사는 B(14)양은 옥포중에 입학하게 되면서 아침마다 전쟁이 벌어진다. 1시간에 2번 있는 버스 시각을 맞추기 위해 해성고에 다니는 오빠보다 20분 일찍 일어나 집을 나선다. B양은 "피곤함은 물론이거니와 교통비는 교통비대로 용돈에서 다 나간다"며 "희망하는 학교 떨어진 것도 분한데 앞으로 2년을 더 다녀야 하니 갑갑하다"고 말했다.

동 지역 중학교가 초등학교 통학로 문제로 뒷전에 밀렸지만 통학구역이 넓어 일부 학생들은 20분 넘게 시내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상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거제지역 동 소재 중학교 학교군은 2개로 나뉜다. 장승포·아주·능포·마전·옥포·국산·진목·내곡초등학교 학생들은 해성·거제·옥포·옥포성지중학교로 진학하고, 계룡·수월·기성·장평·신현·중곡·거제중앙·양지·거제고현·삼룡·제산·거제상동·거제양정초등학교 학생들은 거제고현·신현·거제중앙·계룡·수월·거제장평중학교로 진학한다.

이들 가운데 거리상의 문제로 선 배정이 되는 곳은 단 2곳 뿐이다. 국산초등학교 졸업자 가운데 덕포·팔랑포 마을이 거주지인 학생이 옥포중학교를 희망할 경우, 마전초등학교 졸업자 가운데 해성중학교를 희망할 경우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희망 중학교를 지원하고 추첨해서 배정받게 된다.

문제는 학생들의 선택이 아닌 순위가 밀려나면서 학교를 배정 받을 때다. 동 소재 중학교 가운데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곳은 거제중학교뿐이라 집에서 학교 간 거리가 가까이는 2.11㎞, 멀게는 8.94㎞까지 떨어져 있다. 능포동 대우능포아파트 거주 학생은 해성중학교가 가장 가깝지만 통학거리가 2.11㎞이고, 옥포중학교는 8.94㎞나 된다.

상문동 역시 문제를 안고 있다. 수양·장평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수월·장평중이 생겨 통학거리 문제가 다소 해결됐지만 상문동은 여전히 중학교가 1곳도 없다. 삼룡초를 나온 상문동 푸른솔 아파트 거주 학생은 가장 가까운 계룡중학교도 3.94㎞이고, 운 나쁘게 지망순위가 뒤처지면 6.35㎞ 거리의 장평중학교에 다녀야 한다. 학부모들이 아파트에서 운영하는 버스에 기대게 된 이유다.

최근 상문동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상문지역 중학교 신설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관련 시·도의원들도 힘을 모으고 있지만 능포·장승포동 거주 학생들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도 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중학교 학교군 지정과 관련해 고시하고 의견을 받고 있지만 상문동 중학교 신설 외에는 들어온 내용이 없다"며 "통학구역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해준다면 실무진들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19학년도 중학교 학교군 관련 의견은 다음달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학부모 김진형(45·상문동)씨는 "교육청이 조례개정에 대한 의지가 있는 건지 의문"이라며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확대해서 주기 위해 이같은 학교군 설정이 됐는지는 몰라도 의무교육인 중등교육이 안전한 통학로 확보도 제대로 돼 있지 않는 것은 정책이 뒤쳐져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학교군을 세분화하든, 장거리 통학대책을 세우든 교육청이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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