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A씨(옥포동)는 오전 10시께 더위를 피해 학동몽돌해수욕장을 찾았다. 그는 대형 파라솔과 바닷물속에서 노는 사람들을 바라만 봐도 시원했다고 한다. 몽돌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 나무에 중간정도 크기의 하얀 개가 나무에 묶여 짖지도 않고 순한 맑은 눈빛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밤 11시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그 길을 지나는데 개가 그대로 묶여서 기진맥진해 있는 것이다. 이 더운 날에 주인은 어딜 가고 개를 이렇게 방치했나라는 불쌍한 생각에 물과 참치캔을 하나 주고, 인근 해양파출소에 신고를 했다.

며칠뒤 개가 걱정돼 해양파출소에 전화를 하니 주인을 백방으로 찾았으나 없어서 사등면 유기동물보호소로 인계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해양파출소에서는 거제도에 관광 온 사람들이 일부러 개를 버리고 가지 않았나 추측된다고 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인구가 고령화되고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의 숫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반려동물을 살아있는 가족과 같이 귀중한 존재로 여기는 사람들을 '펫팸족'이라 한다.

이들은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가족의 한 사람인 것처럼 보살피고 필요한 것을 공급해 준다.

올해 한 TV방송에서 '당신이 개를 버린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에 이사를 가야해서 27%, 너무 짖어서 22%, 배변문제 때문에 12%, 경제적 부담 때문에 8%로 나타났고, 반려견이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았다는 가족은 12%였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작고 귀여울 때 분양해 왔다가 덩치가 커지고 감당을 못하거나, 장기여행 등으로 애완동물 호텔을 이용해야 할 때 사용비용 부담, 아무런 이유없이 싫어졌다는 이유 등으로 여름 휴가철을 이용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반려동물을 버리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

버려진 동물들은 거제 유기동물보호소를 거쳐 새주인을 만나지 못할 경우 안락사를 시킨다. 이에 보호소에서는 안락사 대상 동물들에 대해 포스터를 제작해 입양을 홍보하고 있지만 한계를 드러내는 형편이다.

거제시는 입양에 필요한 질병진단비·치료비·예방접종비·중성화수술비 등 동물 한 마리당 최대 10만원의 비용을 지원한다.

TV다큐 방송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버려진 백구가 교통사고로 다친 다리를 질질 끌면서도 버려진 장소를 떠나지 않고 장대같은 비를 맞으며 주인을 기다리는 장면이 떠오른다. 어떤 이유에서건 당신이 버려두고 떠난 강아지는 당신이 올 때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빠짐없이 그 자리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한때 사랑하는 내 아이, 내 동생처럼 쓰다듬고 안아주던 가족이었지 않은가? 우리 곁의 반려동물들은 단 한번도 싫다는 거절없이 언제나 한결같이 부르면 달려와 반기고 핥아주며 사랑받고자 했던 그 해맑고 순진한 눈동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왜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고 하겠는가? 한번 키우기 시작하면 싫어졌다고 쉽게 버리는 동물이 아닌 평생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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