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노원구, 어떻게 '자살 예방' 선진도시가 됐나
남양주·노원구, 어떻게 '자살 예방' 선진도시가 됐나
  • 거제신문
  • 승인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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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③]자살률 1위 불명예 노원구·남양주시, 자살률 어떻게 낮췄나
경기 남양주, '자살'에 대한 관심이 주민정신건강복지까지
서울 노원구, 자살률 1위 불명예에서 우수지자체로

2015년 말께부터 시작된 조선 산업 침체는 거제시 경제에 직격탄을 안겨줬다. 거제시민 70%가 조선업 종사자이거나 가족인 만큼 조선 산업의 위기는 거제시의 위기였다. 중앙정부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자구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기라 했고, 그 실행의 칼날은 구조조정이었다. 정규직 직원들은 구조조정의 칼날에, 하청·협력업체 직원들은 물량이 줄면서 회사가 폐업하자 줄줄이 실직자가 됐다. 그 여파는 조선 산업 관계자들의 자살로 이어졌다.
죽음 직전에 선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노력은 지자체에서부터 요구된다. 하지만 정신질환의 조기발견 및 치료와 상담기관을 통한 상담도 중요하지만 거제시는 독립적인 정신건강증진센터도 없는 실정이다. 조선업 퇴직자의 구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조선업희망세터 등 있지만 정작 정서적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은 부족한 현실이다. 자살문제는 거제시뿐 아니라 우리나라, 세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타 지자체 역시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 현재 거제시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 도시의 창원시와 울산광역시 동구에서 계획하고 있는 자살대책방안과 조선업 실직자를 위한 정서관리 방안을 찾아본다.
또 자살률 1위 불명예를 안았던 서울특별시 노원구의 자살률 대책 방안과 노인 자살예방에 나선 경기도 남양주시의 현 주소를 살펴본다. 그리고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으로 자살률 감소 추이를 계속 보이는 일본 정책도 알아볼 계획이다.
이는 거제시민이 더이상 이웃을 잃지 않는 슬픔을 갖지 않고 지역경기 침체와 맞물려 어두운 도시로 변해버린 거제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자살에 대한 고민은 각 지자체마다 안고 있는 문제다. 특히 지자체 가운데 자살률로 상위 순위를 차지하는 지자체일수록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생명'이 갖는 무거움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시와 서울시 노원구는 높은 자살률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 지자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전국 지자체에서 '자살 저감'과 '정신건강 복지'에 대해 선진지 견학지 1순위로 뽑히는 지자체로 변모했다. 행정의 정책과 실행이 지역민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두 지자체의 '지금'을 통해 거제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본다.

경기 남양주시는 '자살 예방' 캠페인을 노인과 성인에서 청소년에까지 확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청소년들에게 자살예방 홍보하는 남양주 보건소 모습
경기 남양주시는 '자살 예방' 캠페인을 노인과 성인에서 청소년에까지 확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청소년들에게 자살예방 홍보하는 남양주 보건소 모습

남양주, '자살' 정신건강 회복부터 시작

남양주시는 지난해 9월8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7년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 우수지자체 기관표창을 수상했다.

남양주시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운영하며 시민의 정신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자체 특수성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 지역 요구도에 맞는 자살예방활동을 한 공을 인정받아 우수지자체로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3월에는 경기도에서 주관한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사업' 우수 지자체로 선정돼 유공 표창도 수여받은 바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옛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로 전면 개정되면서 국가정책에 따라가는 한편 남양주시만의 '남양주시민 정신건강 회복'을 중심으로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남양주 보건소 관계자는 "국민의 정신건강관리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이기는 하지만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개별 요구에 응해줘야 하는 세심함이 필요한 일"이라며 "지자체에서 지역의 인적·지리적 특수성을 고려해 대상자들의 개별적 요구도에 맞게 수행해야만 효과가 있는 일"이라고 자살예방에 대한 지자체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남양주시는 지역 민간단체와 협력해 지역자살예방상담사(Gate-keeper)를 양성하는 등 지역사회 전 시민이 자살예방가로 활동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양주시의 '자살' 정책의 주요 키워드는 '정신건강 회복'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정신적·감정적·행동적 문제점을 '정신과 검진'이라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용어가 아닌 '쉼마루'로 표현해 어떤 시민들도 망설임 없이 들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남양주 보건소 지하 1층에 설치된 쉼마루는 남양주시민 누구라도 스트레스 측정과 혈관노화 측정 등으로 우울감 선별 검사를 해 잠재적인 자살고위험군을 관리한다.

남양주 보건소 관계자는 "몸이 아프면 각종 외과병원에는 쉽게 가도 마음이 아프면 정신과 치료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며 "정신건강의 회복에 대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인 뿐 아니라 청소년, 20~50대에게도 쉬어가고 피로를 푸는 곳으로서 홍보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쉼마루'라는 이름은 정신건강증진센터 때보다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남양주 보건소 관계자는 "생명사랑사업은 우울·자살 고위험군 관리뿐 아니라 실직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고위험 지역도 집중관리를 통해 갑작스런 경제적 피폐가 자살로 이어지지 않도록 중점을 두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네트워크 형성 및 활성화가 앞으로 남양주시의 정신건강증진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서울 노원구의 자살률을 낮추는데 혁혁한 공이 있는 이웃사랑봉사단의 2017년 발대식과 봉사모습.
서울 노원구의 자살률을 낮추는데 혁혁한 공이 있는 이웃사랑봉사단의 2017년 발대식과 봉사모습.

노원구, 지속적인 '이웃사랑' 정책 효과

서울시 노원구는 한때 연간 자살 사망자 수가 180명이나 될 만큼 전국에서 높은 자살률을 기록했다. 자살의 원인은 대부분 경제적 이유가 컸다. 경제적인 원인은 지역사회에서 소외계층으로 만들었고, 그로 인한 심신이 미약해지면서 우울증이 심해지고 자살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노원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65세 이상 어르신 인구 1위로 상대적으로 자살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이 때문에 자살예방 사업 시행 직전인 2009년 자살자 수는 180명에 달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자살률 또한 29.3명으로 서울시에서 7번째로 높아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 심각한 수준을 깨달은 노원구는 자살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찾았다. 전체 자살자 가운데 28%가 노인인데 그 중 82.8%가 신변 비관과 생계곤란을 이유로 목숨을 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직접적 요인에 더해 소외감이나 삶의 목표를 상실하는 등 사회적 요인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 결과로 단순한 자살률 감소보다 '생명존중'과 이를 위한 공동체 회복에 목표를 뒀다.

이 목표를 필두로 노원구는 2010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생명존중조례를 제정했다. 보건소 내에 생명존중팀 신설과 정신보건센터 자살예방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또 지역의 종합병원·경찰서·종교시설 등 24개 유관기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지역사회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살위험군 조기 발견을 위해서 2011년부터는 독거어르신·기초수급자·실직자 등 14만여 명을 대상으로 우울증세·자살위험성을 평가하는 마음건강평가를 시행했다. 특히 자살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마음건강평가 전수조사를 해 '자살위험군' 발굴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또 자살위험군 관리를 위해서 통·반장·자원봉사자·종교단체원 등으로 구성된 자살예방 봉사조직인 노원구이웃사랑봉사단을 운영하고 주 1회 이상 가정방문과 전화 상담을 통해 자살예방 활동을 시작했다. 자살시도자와 자살유가족 등 자살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내 자살예방팀을 운영해 집중적으로 관리했다. 그 결과로 노원구는 2016년 자살 사망자를 121명까지 줄였다. 180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9년 이후 각종 조례와 활동들을 펼쳐나간 7년만의 결실이다.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노원구 자살자 수는 121명으로 2015년 146명 대비 25명 줄었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도 2015년 25.5명에서 2016년 21.4명으로 4.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 자살률 25.6명은 물론 서울시 평균 23명보다 낮은 수치다.

노원구는 무엇보다 통·반장과 자원봉사자 종교인 등으로 구성된 이웃사랑봉사단이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살위기에 처한 주민을 위해 이웃이 나선 것이다. 통·반장과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이웃사랑봉사단은 관련 교육을 받은 1133명이 매주 한차례 이상 짝을 맺은 노인 가정을 방문하고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봉사단원 가운데 심화교육을 마친 48명을 2~3명씩 동 주민센터 별로 배치, 심리 상담까지 진행한다. 상담요원들은 매달 정기모임을 갖고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한편 3개월마다 보수교육을 받고 대응력을 높인다.

이웃사랑봉사단 관계자는 "노원구는 자살예방사업을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물질적 지원은 아니지만 봉사단이 꾸준히 방문, 친구처럼 마음을 달래고 지지하는 '마음 복지'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단 활동에 더해 자살시도자나 자살자 가족 등 고위험군에 대한 지원,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생명사랑 치유학교', 임대아파트 경비원과 직원을 '생명지킴이'로 만드는 교육 등도 진행 중에 있다.

최근에는 중장년층 자살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혼자 사는 50대 남성에 대한 전수조사에 이어 '50+ 싱글남 지원 전담반'을 구성해 맞춤형 지원을 추진 중이다.

노원시보건소 관계자는 "생명은 우주만큼 귀하다는 심정으로 자살예방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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