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거제민주평통 협의회장
김동성 거제민주평통 협의회장

평화의 봄이 움트던 지난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 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에게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올 가을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하자고 제안했었다. 이에 문체부는 공연 날짜를 확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북측과 일정을 논의 중이며 답변이 오면  공연장과 실무적인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 밝혔다. 과연 한반도에 남북교류의 가을이 올 것인가?

현재 진행대로라면 '가을이 왔다' 공연은 개최 가능하리라 예측된다.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 오픈 탁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15일 25명의 북한선수단이 입국했고, 오는 8월 창원 세계사격선수권 대회에 북한선수단이 참가한다. 그리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 공동 참가·입장을 위해 협의 중에 있다고 하니,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으리라 본다.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의 한반도 종전선언이 있고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과 때를 같이 해 '가을이 왔다' 공연이 개최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한반도가 남북평화협력의 결실로 축제의 장이 펼쳐질 가운데 평화의 고장 거제에서도 남북평화를 위한 새로운 준비를 시작한다.

그것은 변광용 시장의 거제시 '평화협력교류계' 신설이다. 물론 시의회와 협의를 할 사항이지만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만들어지는 조직일 것이다. 경기도 8개 시·군과 전라남도 21개 시·군 등 몇몇 광역지자체와 기초자치단체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 등을 갖고는 있지만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팀을 만든다는 것은 평화도시를 슬로건을 내건 변 시장이 처음이다.

평화협력교류계의 역할은 거제를 평화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북한 함경도 흥남에서 '메르디스 빅토리아'호에 올라 처음 발을 디딘 곳이 거제시 장승포다. 이 두 곳 모두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다보니 거제시는 북한 흥남시와 교류를 시도해 평화관광 도시를 완성하려 할 것이다.

흥남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아들 방원의 차사를 활로 쐈다는 '함흥차사'로 유명한 함흥에 속해 있다 분리된 항구 도시다. 광복 이후 함흥시가 직할시가 되면서 함흥시 흥남구역으로 됐다. 거제와는 6.25 때 흥남철수작전으로 인연이 맺어졌다. 그런 이유로 남북교류협력이 활성화 된다면 거제시는 흥남시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양 도시가 모두 산업과 관광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면 평화의 상징성과 경제적 효과도 극대화 될 수도 있다.

남북교류협력은 지난 판문점선언 4항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 하기로 하였다'라고 하고 있다. 북미간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변화를 지켜봐야겠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의 교류협력사업은 준비절차가 필요하다.

먼저 지자체 내 대북협력사업 전담조직 신설이다. 변광용 시장은 벌써 준비작업과 함께 조직 신설을 확실시 했다. 두 번째 남북교류협력 관련 조례 제정과 세 번째 남북교류협력 기금 조성, 네 번째 남북교류협력 위원회 구성, 마지막으로 남북교류협력 사업 발굴이다. 남북교류협력위원회 회의를 거쳐 흥남시와의 MOU 등 북한과 연계한 다각적인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이후 통일부에 사업승인 요청을 하고, 승인으로 결정되면 '남북교류추진위원회'의 심의, 의결 승인을 거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실행할 수도 있다.

거제시가 남·북간 평화를 상징하는 도시임에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거제시만의 차별화 된 사업계획 수립이 관건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남북(평화)교류협력계 신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퍼주기식의 대북지원이나 가시적 효과가 없을까봐 걱정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대북협력사업에서 거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남북교류협력 전담조직 신설은 다른 지자체들도 서로 하겠다고 나설 것이다. 그렇다면 거제시가 먼저 신설한 것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실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장승포항을 출발해 흥남에 도착하는 '평화의 뱃길' 사업도 시도해 봤으면 한다. 한반도 종전선언 즈음에 거제시에도 평화(남북)교류협력계의 신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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