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미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인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1804∼1864년)이 쓴 소설 가운데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의 내용이 이렇습니다.

17세기 미국의 북부지역인 뉴잉글랜드가 주 무대입니다. 당시 이곳은 청교도들에 의해 개척된 사회로 남·녀 간에 불륜을 범할 경우 모든 주민들 앞에서 정죄와 심판을 받아야만 했으며, 불륜을 법한 그 당사자의 가슴에는 'A(Adultery·간통)'라고 하는 주홍글씨를 달고 평생을 살아야만 하는 엄격한 계율이 지배하는 사회였습니다.

'헤스터 프린'이라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의사와 결혼해서 혼자 미국으로 이주를 해 온 것입니다. 남편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뒤따라오기로 약속했는데 오지 않았습니다. 연락마저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자신을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여인이 아기를 낳게 된 것입니다. 남편이 없는데 아기를 낳았기 때문에 불륜의 자녀임이 분명했습니다.

마을공동체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 지역의 정치 지도자인 총독과 영적 지도자인 원로 목사를 비롯해 당시 젊은 성직자로 지역에서 존경받고 있던 아서 딤스데일 목사까지 참여해 아기아빠가 누구인지 계속 추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불륜 상대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을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엄격한 청교도 신앙을 가지고 있던 주민들은 그녀를 간통죄를 범한 여인으로 규정했고, 형무소에 가두고 재판을 했습니다. 재판 결과 '헤스터 프린으로 하여금 불륜으로 잉태한 자식과 더불어 교수대 위에 세 시간 동안 세워둠으로써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도록 한 뒤 평생동안 죄의 표시인 'A'라는 글자를 가슴에 달고 살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가슴에 'A'라는 주홍글씨를 새긴 채 삶을 살아가야 했습니다. 재판 이후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 주홍글씨의 주인공 헤스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바느질을 통해 주변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자유사상가로 활동하면서 어려움 속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줬습니다.

능력 있고 유능한 여인으로 활동하면서 그녀의 'A'라는 글자는 '간통(Adultery)'이라는 의미가 변화돼 '여인의 유능함'을 나타내는 'A(Able)'로 해석됐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친절·선행을 베푼 결과 천사(angel)를 나타내는 뜻으로 그 의미가 아름답게 발전하게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A'라는 글자의 의미가 '간통'이라는 의미에서 '유능'이라는 의미로, '천사'라는 의미로 변화된 것은 바로 주홍글씨의 주인공인 헤스터의 구별된 삶이 그 주홍글씨의 의미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킨 것입니다.

사도행전 11장에 보면 이방나라인 시리아에 세워진 안디옥교회가 등장하고 있고 그 안디옥교회 성도들이 지역사회로부터 '그리스도인(Christian)'이라는 닉네임을 얻게 됩니다. 이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말의 문자적인 의미는 '그리스도의 사람'을 뜻하며, 이 말의 구체적인 의미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 그리스도를 닮고자 하는 사람,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말은 안디옥교회 성도들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처음 들은 말입니다. 이 말을 처음 듣게 될 그 당시에는 좋은 의미의 말이 아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의 주로 믿는 믿음의 사람들에게 붙여진 비난의 용어였고, 별명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안디옥교회 성도들은 그 말을 들으면서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불쾌한 언행을 나타내지 않으면서 구별된 삶을 살았고 성별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며 주님의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행실을 통해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 결과 '그리스도인(크리스티아노스)'이라고 하는 말이 자랑스러운 말로 평가절상 되는 말로 들려지게 됐다는 것입니다.

다시 표현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의 주로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말로 성별된 사람, 구별된 사람, 선행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높임을 받는 말이 됐다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성도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 사람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우리 자신의 현주소를 돌아보면서, 나와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상 사람들 앞에서 구별되고 성별된 삶을 통해 참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나타내는 복된 삶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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