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푼의 시간 - 구병모 作

먼저 이 '한 스푼의 시간'이라는 책의 내용을 간단히 말해보자면 명정이라고 불리는 한 노인과 은결이라고 불리는 한 로봇이 같이 생활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명정은 혼자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외국에 유학을 갔다가 사고로 죽은 외아들에게서 택배가 왔다. 놀랍게도 그 택배 안에는 진짜 사람같은 인간형 로봇 샘플이 들어가 있었는데 명정은 그 로봇에게 은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면서 둘만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로봇의 프로그램이니 뭐니 하면서 모르는 용어들이 많이 나왔지만 차근차근 읽어가다보니, 로봇 은결이 명정과 같이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동네 아이들과도 친해지고, 아이들 덕분에 여러가지 인간의 감정들을 알아가며 인간다워지는 내용이었다.

이 책을 읽다가 미래사회에 정말로 은결처럼 인공지능이 많이 발달돼서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행동을 하는 로봇이 나온다면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은결의 프로그램을 보면 피부 시스템 같은 것도 있어 물건을 만지면 느낌도 알 수 있는데, 현재의 과학기술력으로는 이것처럼 만들기에는 아직 한창 멀은 것 같다.

정말 은결은 샘플이라기에는 너무 잘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네 아이들중에 시호라는 여자아이가 있다. 이 아이가 바로 은결에게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 알려주고 은결을 인간다워지게 만든 기둥과도 같은 역할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도 커가면서 질풍노도의 시기가 찾아왔는지 사춘기가 돼 욕을 가끔씩 쓰게되지만….

세월이 흐르고 흘러 죽을 때가 된 명정은 자신이 죽으면 혼자 세탁소에 남겨지게 되는 은결이 걱정됐다. 은결이 고장나면 완벽까지는 아니지만 이때까지 배우고 알게된 여러가지 감정들이 그대로 사라질까봐 걱정됐다. 그래서 어느 대학교에 자신이 죽으면 은결을 연구실험 재료로 잘 써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하지만 은결은 이때까지 세탁소의 일을 명정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됐기 때문에 은결이 자신의 감정으로 스스로 대학교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세탁소를 지키며 자신이 언젠가 작동을 멈추는 날을 기다리며 이 책은 끝나게 된다.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과 관련된 내용이 있었는데 바로 명정이 은결이에게 "우주는 135억년을 살고 지구도 45억년을 사는 것을 볼 때 인간의 삶은 푸른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는 시간과 같다"고 한 말이었다.

어쩌면 명정의 이 말이 마지막 은결이의 감정을 움직이는 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은결이 이제 인간다운 로봇이 아닌 하나의 인간, 즉 사람으로 불려져야 한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로봇은 단순한 도구로 인간과 너무 차별되지 않고 인간처럼 만들어진 이상 하나의 생명체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래사회에는 인간과 로봇이 하나가 돼 하나의 세상을 새로 만들가는 날이 되면 좋겠다.

김아영(거제중앙중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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