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거제에서 공증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재판 업무에서 해방이 됐다. 늘그막에 법조인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 있는 직종을 갖게 됐으니 마냥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이 공증 업무에도 힘든 부분은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고 언제나 '5분 대기조'처럼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을 추구하게 됐다. 또한 영어소설 읽기를 즐기다 보니 동호인 모임을 5년째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 같이 읽기를 마친 'Breath becomes air'는 '숨이 공기가 된다'는 뜻으로 신경외과 의사가 스스로 암에 걸려 죽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죽음을 통해서 본 삶의 의미'라고 할 수 있을까. 힘든 병에 걸린 환자들을 의사 입장에서 치료와 상담을 해오다가 자신이 환자가 되면서 입장이 완전히 바뀐다.

독서는 정말 값싸면서도 가치 있는 활동이다. 이야기속에서 의사도 암 환자도 또한 살인자도 재판관도 되어 본다. 이 책을 최근에 다 읽고 한 회원이 추천한 '원더'를 같이 읽기로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잡자마자 나는 여기에 빠져 들어가서 3∼4일만에 다 읽어버렸다.

얼굴 기형으로 태어나서 헬멧 속에 머리를 숨기며 살아온 아이가 진짜 세상을 마주하는 용기를 내고, 그러면서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킨다.

작가가 작품 속 주인공 '어기'와 비슷한 여자아이를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만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이 책은 2012년 세계 출판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에는 2012년 '아름다운 아이'로 출간,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서울시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 선정 추천도서를 비롯하여 각종 학회와 도서관, 단체 등에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돼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얼굴 기형의 아이가 건네는 평범한 친절의 소중함과 그 소중함으로 변해가는 세상을 각각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며 넘치는 유쾌함과 공감의 감동도 함께 담고 있다.

편견과 차별이 가득 찬 세상에서 용기를 내어 진짜 자신을 드러내고, 그의 용기와 주변의 친절로써 자신과 이웃과 세상이 바뀐다. '내가 한 모든 선택이 나를 만든다.' '정의냐 친절이냐 망설일 때는, 친절을 선택하라'

그동안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장애학생과 관련해서 "차별하면 안 된다" "놀리면 안 된다"라고 말로만 교육받았지 실제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랑 어우러져 지내기는 어려웠다. 실제로 그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는 짐작만 할 뿐이었다.

최근에 서울 어느 지역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데 일반인들이 오직 그들의 이익만을 위해 강력히 반대했고, 장애아의 부모들은 무릎을 꿇고 빌었다. 이런 뉴스를 보고 들으면서 인간은 짐승도 신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오기'를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은 그 반려견 뿐이었으니…. 어쩌면 우리들 인간들은 '개 보다 못한 편견'에 시달리는 것 같다.

불교에서 말하는 '분별심'에 사로잡혀 '이것은 옳은 것, 저것은 나쁜 것, 이것은 이쁜 것, 저것은 못난 것….' 이렇다 보니 편견에 사로잡혀 차별을 하게 되고 이는 개 보다 못한 수준이다.

반면에 오히려 약자이니까 자비심으로 더 배려하는 마음을 낼 수도 있으니 짐승에게서는 볼 수 없는 차원 높은 행동이다.

인간이란 정말 그 생각과 행동으로 그 자신의 기념탑을 쌓고 있다. 그대의 선택은 무엇인가? 짐승 보다 못한 사람도 짐승을 뛰어넘는 고귀한 인간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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