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남 장애인기능대회 바리스타 부문 금상 수상…김은실 바리스타

"장애인은 건강한 사람보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사회는 장애인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죠."

거제시장애인연맹에는 50명의 바리스타 자격증을 보유한 장애인 바리스타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취업을 한 경우는 없다. 그래서일까. 장애인들의 기능 존중 풍토를 조성하고 기능인력 저번확대를 유도함과 동시에 지역장애인의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지역사회 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경남장애인기능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위안이고 기쁨이다.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창원에서 열린 제23회 경남장애인기능대회에서도 장애인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인식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아름다운 도전을 했다. 

거제시장애인연맹 김은실 부회장은 이번 경남장애인 기능경기대회 바리스타 직종 부문에 출전해 높은 성적으로 금상을 차지했다. 그는 상금 50만원과 오는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5회 전국장애인 기능대회에 경남도 대표로 참가자격을 얻었다.

김 부회장은 전북 진안 출신이다. 여수에서 커피숍을 운영한 경험도 있는 그는 2006년 거제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이사 후 환경이 바뀌면서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시절 활동량이 많다고 해서 받게된 게 상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당시 상담교사를 통해 아이가 바뀌는 것을 본 그는 이때부터 상담치료 교사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이후 그는 보험설계사를 하며 등록금을 벌어 감정코칭 전문강사 자격증을 땄다. 지금도 거제교육지원청 학생상담 자원봉사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김 부회장은 어릴적 감염된 척추 바이러스가 첫 아이 출산 후부터 진행형 보행장애로 나타났다고 했다.

"저는 평소 보행이 조금 불편할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비디오에 찍힌 내 모습을 보고 놀라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너무 부끄러워 얼마동안은 집 밖으로도 나가지 않았어요. 상담심리 공부도 했지만 자신의 문제는 해결하기 힘들더군요."

장애인연맹과 첫 인연을 묻는 질문에 그가 한 답이다.

"시간이 지나고 내 장애를 인정할 때쯤인 2009년, 일이 있어 거제장애인연맹에 잠깐 들렀습니다. 그때 나보다 심한 장애인들을 봤어요. 처음에는 '설거지나 해주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게 장애인연맹과의 첫 인연이 됐어요."

이때 '우리도 기술을 가져서 자립을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바리스타 공부를 하게 됐다고 하는 그는 "최근 바리스타 공부는 다양한 기계의 개발로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 장애인들에게 유리하고 앞으로도 유망한 직종이라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첫인상을 돌이켜, 커피에 비유해보니 순하고 부드러운 향을 가졌다고 평해지는 '콜롬비아 커피'와 닮은 것 같다.

김 부회장은 2016년부터 각종대회에서 출전해 수상을 휩쓸고 있다. 계속된 출전에 대해 그는 "일부에서는 바리스타대회에 참여해 상을 타는 것은 언론 홍보용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동료 장애인들은 함께 수상할 때 무엇보다 기쁘고 그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 장애인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저도 가게를 운영할 때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을 좋아 하지 않았습니다. 장애로 인해 건강한 사람보다 체력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도 무리가 있죠. 그래서 우리끼리 하는 가게를 운영하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만들어 그곳을 통해 숙련된 바리스타가 되면 일반 프랜차이즈에서도 취업제안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는 9월 열리는 장애인기능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당분간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 바리스타 김은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느낀 그의 이번 수상의 영광이 거제장애인들에게 기쁨의 빨간 커피종자 씨앗이 됐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장애인도 우리사회의 직업인 기능인으로서 한축을 담당하는 편견 없는 세상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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