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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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어머니 품 같았던 바다도 태풍에 뒤집혀야 썩었던 것들이 정화가 되고 새로운 생명이 살아나 변화를 시작한다고 한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거제 정치의 바다에 변화와 개혁의 태풍이 불었다. 그러나 태풍이 지나간 자리를 복구하고 새로운 생명체가 자랄 수 있게 해야 할 행정공무원·기관단체 관계자들은 변화됐다는 말만할뿐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민선 5대 진익철 구청장은 "관료제, 행정편의에 빠진 공무원은 나가라"고 말했었다. 진 구청장은 기자 인터뷰에서 '행복지수 1등 구청장은 패션부터 다르다'는 말에 "뛰어 다녀야죠"라고 대답했다. 기자는 "뛰어다닌다고 다 되나요"라고 다시 질문하자 "그럼요. 됩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선거운동 때부터 휴대폰 번호가 담긴 명함을 뿌려 새벽에도 민원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공무원은 더 피곤해도 된다"고 말한 그는 "주민들의 민원행정 수준은 꾸준히 높아가는데 공무원들의 행정서비스는 제자리다. 공무원이 바뀌지 않고는 진정한 민선자치시대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행복지수 1등 도시는 자치단체장부터 새벽에 민원전화를 받고 주민들의 불만을 행정에 즉각 반영하는 자세를 가졌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단체장부터 청렴을 생활화 하면서 업자들과 유착된 비리공무원을 경찰에 고발해 일벌백계하는 자세와 비리로 인해 손실된 금액을 환수조치하는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서초구청 직원들 61명이 전출을 희망하기도 했다고 하니 얼마나 서초구의 개혁의지가 강했는지를 알 수 있다.

취임 변광용 거제시장은 시민이 우선인 도시를 만들겠다고 한다. 거제를 '시민행복 1등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시 공무원과 기관단체들의 인적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변 시장의 개혁성과 청렴성의 의지가 우선돼야 가능하다. 변화를 요구하는 변 시장의 요구에 공무원들도 적잖은 갈등과 불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는 변 시장 개인의 요구가 아니다. 시민들의 민심이다. 행정서비스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시민들의 욕구를 따라갈 수 없다.

어떻게 하면 거제시 행정과 기관·단체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조금 오래된 일이지만 거제시가 외부용역을 통해 거제시 행정을 내부진단한 적이 있다. 많은 결과물이 있었지만 거제시 공무원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결과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원인에는 계장 직급의 공무원들이 제일 많이 일해야 할 나이인데 결재자로 자리를 지키고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그리고 시장을 대신해 일해야 할 국장급 또한 그러했다. 그들의 경험과 연륜, 마지막 봉사자로서의 열정을 쏟아줬으면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변 시장은 취임 후 행정과 기관단체들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고는 거제경제와 시민이 우선인 행복도시를 만들어낼 수 없다. 인사에서도 선거보은 차원의 인사보다는 변화와 개혁에 맞는 공무원을 적재적소에 임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모든 직원들이 변 시장의 공명함에 함께할 것이다. 그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경청하면서 사업을 결정한다면 변 시장의 개혁의지에 동참하리라 본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듯이 개혁을 시작하는 인사에 인사기준이 필요하다. 또 분명한 사실은 감사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제시는 얼마 전까지 사업자 유착비리로 시끌했다. "그렇게 청렴을 강조했는데…"라는 말만 남겼다. 비리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미연에 방지하고 제도를 개선해 청렴한 공무원들에게 오명을 남기지 말아야 할 책임은 변 시장 의지에 달려 있다.

거제시의 소속 기관 및 단체들 또한 행정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술은 새 포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다. 비리가 있어 감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하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 감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제시는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힘을 봤다. 또한 변 시장은 변화의 요구에 보답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혁의지와 청렴이 요구된다. 지인들과 선거에 도움을 줬던 관계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인사나 사업에 있어 어떠한 청탁이나 보은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변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어떤 시장으로 만들 것인가를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 변 시장이 만드는 거제의 경제부활과 행복도시 거제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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