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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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대 변광용 거제시장 당선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나 국장이 참석한 시정브리핑을 통해 대화와 소통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변 당선자는 언론도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흠집내기식 보도나 정치적 도구 형태에서 벗어나 거제의 발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으로 거듭나주기를 당부했다.

거제시는 권민호 전 시장 재임시절에 정기적으로 열렸던 브리핑이 사라졌다. 일부 언론사의 자질문제와 대안없는 흠집내기식 보도 형태에 권 전 시장이 불만을 나타내면서 지역민의 알권리와 여론을 막아버린 셈이다. 분명 정치적 이익이나 언론의 개인적인 감정, 도를 넘는 불공정한 보도형태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보도 등이 불쾌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역언론과의 대화를 막고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경청하지 않겠다는 것은 잘못된 행태였다.

전 시장시절 거제시는 '소통의 부재'라는 여론이 많았다. 행정내부에서는 실·국장 회의나 간부회의 결재 시 '일방통행 행정'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이번에 당선된 변 당선자는 시공무원들의 많은 경험과 지식을 대화와 경청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있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대화와 경청으로 소통하겠다는 변 당선자의 정치적 소신에 우리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래야만 거제시와 시민들이 함께 발전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여론을 대표하는 언론인들은 물론이고 지역 정치인들 그리고 이익단체나 시민단체들까지 이제는 대화하고 경청하는 방법에 대해 한 번쯤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민주사회는 대화와 경청을 통해 소통할 때, 변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다. "소통의 기본은 설득(設得)이 아니라 경청(敬廳)이다"는 말이 있다. '말을 하는 입은 하나고 듣는 귀는 두 개다 보니, 하나밖에 없는 입으로 설득하고 설명해 봤자 두 개 있는 귀가 지닌 경청의 힘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대화나 토론에서 자기주장이 강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구구절절 옳은 소리를 하는데 뭔가 부족하고 크게 설득력이 없이 끝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한 예로, 우리나라 정치인 가운데 말은 잘하고 독한 소리를 뿜어내는 정치인에게 동료 정치인이 "구구절절 옳은 소리만 하는데 말씀을 정말 싸가지 없게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6.13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국민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는 자리에서 물러나는 홍준표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겠다는 본질은 어디가고 "아직도 자유한국당은 반성이 없다"며 국민들로부터 차가운 질책을 받았다.

말이 진실하다는 것은 큰 힘이다. 하지만 말의 진실성 이전에 말을 들어줄 상대방을 존중해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대화란 혼자 하는 외로운 놀이가 아닌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여야 한다. SNS에 올린 홍 전 대표의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습니다"는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구구절절 옳은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옳은 말도 분위기가 있고 상황이 있다.

결국 홍 전 대표의 인적청산 문제의 막말 논쟁으로 자유한국당은 또다시 국민들의 냉엄한 심판을 받게됐다. 용서가 아닌 질책으로 변질돼버린 것이다. 홍 전 대표가 나열한 9가지 자유한국당의 인적청산 문제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입에서 성찰의 목소리로 나왔다면 최고였을 것이다. 말도 장소와 시간·모임의 성격에 따라 타이밍이 있다.

변 당선인의 소통하겠다는 의지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중단된 것을 변화와 혁신으로 실리겠다는 것에는 박수를 보내야 할 일이다. 소통은 설득이 아니고 경청이라고 했듯이 변 당선인도 많이 듣고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말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존중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상대의 인격을 존중해주는 것이 소통하는 방법일 것이다. 거제시장이라는 자리는 좋은 소리, 싫은 소리를 모두 들어야하는 책임있는 자리다. 분명 변 당선인도 좋은 소리, 귀에 거슬리는 소리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을 것이다.

이는 시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전 거제시의회는 말싸움이 많았다. 정책은 어디 가고 의원간의 인격적인 문제로 항상 논란이 됐다. 상대 의원들의 인격·입장을 배려하지 않아 말썽이었다. 이번 의회에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의원들간의 소통방법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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