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일곱 번째 6.13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선거 결과는 태풍이 바다를 뒤집듯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았다. 촛불혁명에서 출발한 민심은 정치적 변화를 선택했다. 광역자치단체장 17곳 중 14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고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 12곳 중 1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갔다.

그리고 거제시민은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를 시장으로 선택했다. 경남도의원 3명도 더불어민주당의 독차지였다. 시의원은 비례대표 포함 더불어민주당 10석, 자유한국당 5석, 정의당 1석,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뒤집혔다.

지금까지 상상해 보지 못한 정치태풍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거제시 정치판에 몰아쳤다. 태풍의 규모는 거제시민들이 기억하는 태풍 '사라호'나 '매미' 정도는 돼 보였다. 아니 정치적 충격으로 보면 이보다는 더 컸는지도 모른다.

강력한 태풍에 철탑이 무너져 정전사태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 날려온 구조물에 인명사고가 나고 농작물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 그러나 바다와 갯벌은 태풍을 만나야 정화가 된다. 태풍이 불어 바다가 한번 뒤집혀야 양식장이나 갯벌 그리고 오염된 바다가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지난 촛불혁명과 이번 6.13 지방선거의 민심은 변화를 요구하는 민심의 태풍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반복되는 역사에 안주했던 보수층과 자유한국당에 민심의 태풍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그리고 시민들은 태풍이 뒤집고 간 자리의 아픔은 크지만 태풍이 또다른 변화의 시작을 가져오길 기대하면서 태풍의 아픔을 참고 견디기로 결정한 것이다.

태풍은 왜 발생하게 되는 걸까? 태풍은 우리 주위에 꽉 차있는 공기의 움직이는 바람으로부터 시작된다. 바람은 온도의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 뜨거워진 공기는 높이 상승하고 차가워진 공기는 낮은 곳으로 내려온다.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하게 되면 아래쪽의 공기의 양이 부족해지고 공기의 압력이 낮아 저기압이 된다. 그러면 주위의 공기들이 저기압의 빈 곳을 메우기 위해 몰려들게 되고 태풍의 시작인 바람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태풍은 적도 부근에서 뜨거운 공기의 상승으로 생기는 '열대성저기압'에서 발생한다.

적도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 우리나라에도 발생했다.

적폐청산과 새로운 변화의 바람, 우리 정치현실이 강력한 정화기능의 태풍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보수와 자유한국당은 정치적 과오를 국민과 시민들이 바다처럼 언제까지나 품어 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민심으로 경고를 했는데도 말이다. 보수와 자유한국당은 바다가 품어 줄 것으로만 기대하고 안일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뜨거워진 적폐의 공기는 상승하고 냉철하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엄청난 국민의 허탈감은 분노가 되었고 적도의 태양처럼 뜨거워져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다. 그 빈자리에 온도의 변화가 바람을 일으켰고 6.13지방선거에서 강력한 변화의 태풍으로 대한민국과 거제시의 정치판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6.13 지방동시선거라는 민심의 태풍으로 시민들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태풍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으면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오는지를 보수와 자유한국당에 가르쳐 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빨리 민심의 태풍을 이겨내는 지혜를 찾아야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민심의 태풍으로 전국지방 동시선거에서 압승을 했다.

거제시도 시장과 도의원 3석, 시의원 10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승리했다고 자만하고 과거의 구태연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바다를 뒤집은 태풍이 정화와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가져오듯. 과거 정치의 적폐에서 벗어나 시민과 민심이 우선인 지방자치의 시작을 가져와야 한다.

당선됐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시민과의 약속이 있었고 적폐청산과 새로운 지방자치의 시작을 이끌어내야하는 책임이 있다. 스스로가 바람을 일으켰다고 착각하지 말고. 혼자 빛나려 우쭐대지도 말고. 태풍을 일으켜 준 민심과 같이 새로운 풍요의 바다를 만들어 시민들의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 되지 않겠금 노력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끝나고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문대통령의 말처럼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모자라고 아쉬운 부분이 많을텐데도 믿음을 보내줘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하다"는 말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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