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민귀식 새장승포교회 목사

6월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호국선열들을 생각하며 애국애족의 정신을 고취하는 달이요,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의 주로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과 교회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바친 순교자들의 위대한 발자취를 돌아보며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이런 6월에 신앙과 교회를 지키기 위해 검붉은 피로 자신의 신앙을 보여준 순교자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우리의 신앙을 한 번 점검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소개하고자 하는 사람은 조선의 사도 바울로 불려졌던 순교자 이기풍 목사입니다. 이기풍목사는 한국인 최초로 제주도에 파송을 받아 선교활동을 펼친 분입니다. 초기 제주도 선교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각종 우상숭배와 미신이 판을 치는 사회였습니다. 그런 사회 속에서 모진 박해와 시련을 극복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켜 많은 사람들을 주님의 품안으로 돌아오도록 했습니다.

이기풍 목사의 하나님 사랑과 애국애족 정신은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했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체포됐고, 고문과 협박 속에서 끝없는 회유가 지속됐다고 합니다. 한 번은 일본형사가 "이기풍 목사님, 목사님께서 신사참배만 하겠다고 도장을 찍으십시오. 목사님 같이 착한 사람은 신사참배를 해도 천당 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이 목사를 회유했을 때, 그는 "나는 죽어도 일본 귀신한테 절할 수 없다. 너희들이 지금 총을 쏘아 죽인다고 해도 나는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길 수 없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모진 고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해방을 3년2개월 앞둔 1942년 6월20일에 숨을 거두며 순교자의 반열에 오르게 됐습니다.

또 소개하고자 하는 한 분은 동유럽 체코가 자랑하는 신앙인 얀 후스입니다. 얀 후스는 1371년에 후씨넥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 어머니의 신앙교육을 통해 성장한 사람입니다. 후스는 1398년 프라하대학 철학과 신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돼 강의를 시작하게 됐고 1400년에 가톨릭 사제로 서품을 받게 됩니다.

가톨릭 사제로 서품을 받아 강의와 설교를 하게 된 후스는 당시 가톨릭교회의 부정부패·성직매매와 면죄부 판매 등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많은 문제점을 보았습니다. 그는 그 잘못을 지적했고 시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휴스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프라하의 수많은 젊은이들과 성도들만이 그의 말에 공감하면서 교회 개혁운동에 동참할 뿐이었습니다.

진리와 정의를 외쳤던 휴스는 로마가톨릭교회에 의해 1415년 7월6일 이단으로 정죄를 받으면서 화형을 당함으로 순교자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처형 당시 후스는 "지금 당신들은 거위 한 마리를 태워 죽이지만, 백년 뒤에는 백조가 나타나리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예언과 같이 100년 후인 1517년 '백조'와 같은 사람 마르틴 루터가 나타나 종교개혁의 불길을 당겼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종교 말씀중심의 개혁교회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세 번째 소개하고자 하는 사람은 '20세기 마지막 순교자'로 불리는 '캐시 버넬' 입니다.

1999년 4월20일 미국 컬럼바인고등학교에서 두 명의 남학생이 총을 난사해 13명의 무고한 학생을 죽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13명의 희생자 중에 한 명이 바로 캐시 버넬입니다.

총이 난사되던 죽음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친구들의 증언에 의하면, 총을 든 한 남학생이 캐시에게 와서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이 질문에 "Yes"를 답하면 자신도 죽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캐시는 전혀 개의치 않고 "yes"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 순간 총알이 그녀의 머리를 향해 발사됐습니다.

그렇게 17세 꽃다운 나이에 캐시는 생을 마감하게 됐습니다. 캐시는 다른 순교자들처럼 종교개혁자나 목회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난 이후 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20세기 마지막 순교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들이 위대한 순교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근거는 무엇일까요?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성도들에게 영적인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이들 순교자들에게는 남들이 소유하고 있지 않는 위대한 신앙 세 가지 중요한 신앙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유일신 신앙'과 '십자가신앙', 그리고 '부활신앙'입니다.

이 세 가지 신앙이 확고한 기초가 될 때 우리 앞에 다가오는 핍박도 죽음도 두렵지 않습니다. 도리어 영광의 지름길로 이해합니다. 이런 사람은 몸은 죽여도 우리의 영혼을 죽이지 못하는 세상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최후의 승리가 하나님의 것임을 믿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월10일 지난 주일은 순교자기념주일 이었습니다. 이 마지막 때를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쾌락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며 경건과 절제된 삶으로 이 세상 속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날리는 사람,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복된 삶이 우리에게 있어야 할 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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