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다 퇴직 후 동부면으로 귀농한 A씨는 야산과 조그만 갯도랑을 낀 200평 남짓한 밭을 구입해 콩·마늘·고구마 등 다양한 농작물을 심었다.

결실의 부푼 꿈을 가지고 매일 풀을 뽑는 등 부지런히 농작물을 가꿨다. 그런데 지난 4월 중순 갑자기 내린 많은 빗물이 낙엽 등 토사물로 꽉 차 하천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A씨 밭을 덮쳐 그간 힘들게 가꾼 농사를 모두 망쳐 버렸다.

비가 갠 후 낙엽·흙·자갈·온갖 잡다한 생활쓰레기까지 떠밀려와 밭을 덮어 버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밭으로 다시 개간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또 B초등학교는 지난 4월 폭우로 낙엽·오물 등으로 꽉 막힌 배수로 때문에 운동장이 물바다가 돼 며칠을 운동장 수업을 하지 못했으며, 3일에 걸쳐 포크레인을 이용해 배수로 정비공사를 했다고 한다.

장승포 C빌라에서도 지난 폭우 당시 각종 생활쓰레기와 낙엽들로 꽉 막힌 우수관 때문에 외벽을 타고 빗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려 집안에 습기로 인한 곰팡이까지 발생해 습기를 제거하느라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4월 중순까지도 추웠기 때문에 올 여름은 더위가 대단할 것이며 장마도 길고 태풍도 한두 개가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라고 장기 예보들을 한다.

바람에 날아온 낙엽과 흙·각종 생활쓰레기들이 물과 섞여서 시간이 지나면 부식이 돼 퇴비처럼 질척하게 변하는데 이런 것이 배수로에 쌓이고 홈통을 막으면 빗물은 사방으로 넘치게 된다.

곧 다가오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오기 전에 도심도로 배수로와 옥상 우수관, 학교 운동장 배수로 등 낙엽이나 생활쓰레기 등으로 막힌 곳이 없는지 미리 점검하고 정비작업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

도시의 물난리의 원인은 대부분 배수구에 있다. 아파트를 건설하거나 각종 공사로 인해 토사는 적은 비에도 배수로에 쌓이기 마련이다. 바람에 날려 온 낙엽 또한 적은 비에도 씻겨 배수로에 쌓인다.

매일 배수로를 깨끗이 청소한다고 하더라도 자연적으로 낙엽이나 토사는 배수로에 쌓이게 마련이다.

관계 기관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도로 및 상가침수, 토사유출로 인한 도로 환경 악화 등 재해발생 우려가 큰 지역을 미리 조사해 배수로 정비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예전 새마을운동이 한창 펼쳐졌던 당시 우리는 마을 도로·하천 정비를 위해 어른·아이 할 것없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함께 도로를 쓸고 쓰레기를 줍기도 했었다.

이 새마을운동을 수입해간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은 매월 첫 번째 토요일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전 국민이 청소하는 날인 '클리닝데이'를 지정했다. 남녀 주민 몇백 명이 함께 플라스틱·각종 생활쓰레기 등으로 막혀버린 배수로를 청소한다고 한다.

최근 기상이변으로 국지성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엄청나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농토 주변을 둘러보고 배수로 정비에 힘을 보태야 한다.

천재(天災)는 막을 수 없다고들 하지만 인재(人災)는 미리 대비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얼마던지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 옆 배수로 등 내 생활주변 속 배수로가 막힌 곳이 없는지 살펴보고 정비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인다면 보다 풍요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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